민지는 칼국수를 못먹는다 말하지 못하고[스경연예연구소]

민지는 칼국수를 못먹는다 말하지 못하고[스경연예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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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는 칼국수를 못먹는다 말하지 못하고[스경연예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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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민지. 사진=바자 제공.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칼국수를 못먹는 민지는 칼국수를 모른다 말하지 못했다. 조선시대 홍길동이 들었어도 놀랄 일이다.

이 주의 핫 이슈는 글로벌 핫 아이콘 걸그룹 뉴진스(NewJeans) 민지의 사과문 이었다. 민지는 지난 16일 팬 소통 플랫폼 포닝에 “저의 말투와 태도가 불편함을 드려 놀라고 상처 받으셨을 버니즈(공식 팬덤명)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뭘 그렇게 잘못해 이리도 공손한 사과문을 올렸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조금 이상하다. 한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돌던 난 칼국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거다.

민지는 자신이 칼국수가 뭔지 모른다는 자신의 말에 어떤 반응들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며 “편식이 심해 칼국수를 먹어 본 적이 없어 칼국수의 종류의 맛을 생각하다 저도 모르게 ‘칼국수가 뭐지?’라는 혼잣말이 나왔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으나 더 많은 말들이 따라붙고 이상한 오해를 받는게 일 년 이상 계속해서 저를 괴롭혔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해명했지만 미숙했다”고 해명했다.

사건은 이렇다. 민지는 약 일 년 전 이말년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출연해 “칼국수가 뭐지?”라는 말을 했다가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았다. “콘셉이 과했다” “부자인 척 한다” “먹는 걸 본 적이 있다” “예쁜 척 한다” “강원도 촌X출신이 유학파인척한다” 는 등의 지역비하와 ‘억까’(억지로 까다)를 비롯해 “오늘 뭐 드세요? 뉴진스 민지 칼국수요”와 같은 ‘밈’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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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판 캡처


결국 민지는 지난 2일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칼국수를 모르겠어요? 두 번 생각해보라. 여러분들은 칼국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다 알고 있느냐”와 같은 날 선 발언으로 태도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민지는 “제 말 한마디의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조심하고 신경쓰겠다“고 했다. 사과문만 두고 보면 민지가 대역죄를 저지른 것 같다.

칼국수를 먹어본 적 없어 칼국수가 기억 안났을 뿐인데 욕을 먹었고, 왜 이유없이 욕하냐고 따졌더니 따지는 말투가 기분 나쁘다고 상대가 적반하장으로 나온다. 어쩌겠는가, 듣는 이가 기분이 나빴으므로 사과를 해야한다. 이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아이돌의 숙명이다.

물론 민지가 처음부터 “말이 헛나왔다. 이제 그만 해 달라” 정도로 말했으면 사과문을 쓸 필요까진 없었을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칼국수’ 꼬리표가 떨어지지도 않았을거다.

그의 사과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차 칼국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학폭, 갑질, 폭행, 성매매, 마약, 음주운전, 도박, 재난 조롱, 실내흡연 등등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민지가 사과를 해야하는 세상이 기괴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악플러들이 아이돌 하나를 끝까지 내몰았다. 학교에 예쁜애 물고 늘어지고 괴롭힘 주도해서 사과까지 받아내는 게 딱 일진 같다”는 의견을 냈다.

X(구 트위터)에서 몇몇 외국인 누리꾼들은 뉴진스 민지의 이번 사과문에 대해 “한국 남자 아이돌은 마약, 성문제로 사과하는데 여자 아이돌은 예쁜척을 한다는 이유로 사과한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남혐 여혐 문제로 번지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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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지적 참견시점’


여자 아이돌이 “예쁜척을 한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들은 예쁘다는 이유로 사랑을 받지만 그 이유로 미움도 받는다.

앞서 아이브 장원영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딸기를 두 손으로 잡고 먹었다가 과도한 악플에 시달렸다. “귀여운척을 한다”는 이유다. 장원영은 피자 광고에서 피자를 먹으며 윙크를 해 뭇매를 맞는가 하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 “누구 포즈를 따라했다”고 ‘억까’를 당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번 민지 사과문을 접하며 데뷔 6년간 수많은 ‘억까’를 당하면서도 “타격을 별로 안받는 편이다. 나는 나, 너는 너”이라고 말하는 장원영을 향해 “금강불괴 멘탈” “존경스럽다” “연예인을 하려면 이 정도 멘탈은 되야 하나보다” 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장원영 개인이 최근 유튜브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1억원의 배상금을 받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 물론 해당 유튜버가 채널을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이 벌금보다 더 클 수 있겠지만, 악플러나 사이버렉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케이스가 됐다. 팬들은 이처럼 악플러를 향한 장원영의 당당하고 단호한 대처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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