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리턴즈’·‘더 커뮤니티’ 머리 쓰면서 보는 예능, 깊은 맛이 다르다 [SS연예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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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크라임씬 리턴즈’·‘더 커뮤니티’ 머리 쓰면서 보는 예능, 깊은 맛이 다르다 [SS연예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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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 리턴즈’-‘더 커뮤니티’ 포스터. 사진 | 티빙, 웨이브 |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예능 프로그램이 단순히 웃기고 즐긴다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내에서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예능 중 하나는 브레인 예능이다. 추리와 서바이벌 등 다양한 형태로 브레인 예능이 확장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설 연휴를 겨냥한 두 브레인 장르 예능이 나왔다.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와 웨이브 ‘더 커뮤니티’다. 서로 다른 결의 예능이지만, 시즌제가 지속가능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재밌으며, 아울러 여타 예능에서 느낄 수 없는 긴박감도 강하다.
◇아는 맛인데 또 맛있는 ‘크라임씬’
‘크라임씬 리턴즈’는 JTBC에서 시즌3까지 나온 ‘크라임씬’을 들고 나왔다. 시즌3까지 맹활약한 박지윤, 장진, 장동민에 더불어 키, 안유진, 주현영이 합세했다. OTT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살인 사건 현장이 더 잔혹할 뿐 아니라 극 중 관계에 놓인 인물 간의 사연의 수위도 더 강해졌다.
9일 공개된 ‘크라임씬 리턴즈’는 먼저 스케일이 더 커졌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복귀작인 ‘크라임씬 리턴즈’는 제작진이 오랜 고민과 노고가 느껴진다.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인 비행기 내 살인 사건에선 예상을 뒤엎는 사건 현장으로 출연진은 물론 보는 이들까지 놀라게 했다.
그 가운데 러시아 스파이를 비롯해 학교 폭력, 사내 왕따 등 현실적인 사연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예능판 ‘더 글로리’의 이미지도 심었다. 박지윤과 장진, 장동민은 추리는 물론 극의 분위기를 긴박하게 만드는 데 여전히 명불허전이었으며, 주현영과 키, 안유진 역시 극에 몰입하는 가운데 신선한 재미를 만들었다.
매 시즌 ‘레전드’라는 평가가 나온 ‘크라임씬’은 이번 ‘크라임씬 리턴즈’에 대한 기대가 높다. ‘크라임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정서가 있어, 팬들에겐 선물과도 같은 방송이다.
윤현준 CP는 “이미 녹화는 끝났다. 게스트 없이 6명의 출연진이 다섯개의 에피소드를 녹화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스케일 자체는 커졌지만, ‘크라임씬’만의 시그니처인 촌스러움은 남겨놓으려고 노력했다”면서 “굉장히 설렌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진짜 크라임씬이 돌아왔구나’, ‘다음 시즌도 빨리 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똑똑한데 신선해 정치 서바이벌 ‘더 커뮤니티’
‘더 커뮤니티’는 브레인 예능 중 가장 깊고 어려운 예능이다. 10명의 출연자가 마치 하나의 국가를 형성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12명의 출연자는 보수 & 진보, 이퀄리즘 & 페미니즘, 서민 & 부유, 개방 & 전통을 기준으로 다양한 사상을 가졌다. 정치와 여성, 경제력과 문화적 개방성 등 여러 면에서 색이 짙거나 혹은 중도성 경향을 보이는 인물들이다.
이 10명이 제작진이 설정한 규칙 내에서 의견을 나누고 합의하며,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마치 원시시대 사회에서 규칙이 하나씩 생기고 점차 세부적으로 진화해 가는 모습이 신선하게 보여진다.
실제 정치계에서 활동하는 김재섭 국민의 힘 당협위원장, 청와대 최연소 청년 비서관 박성민을 비롯해 페미니즘 작가 하미나, 천재 유튜버 이승국, 빅데이터 전문가 전민기 등이 나온다. 이 가운데 불순분자라는 마피아 게임의 마피아 같은 성질의 설정도 있다. 최종 우승자가 가장 많은 상금을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구성원들은 토론을 통해 승리를 거머쥐면 개인 상금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일과시간에는 팀 협업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식비와 기호식품비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긴밀하게 논의한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상당히 성숙하다.
초반부까지 진보적인 태도로 서로 같이 잘살아 보자고 한 구성원들은 6일차부터 독재자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어느덧 세력화가 형성되고, 성격에 맞는 사람들끼리 힘을 합쳐가고 있는 가운데 자신과 가까운 인물을 독재자로 세워야 할 때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소 어려운 예능이지만, 어느덧 인물들에게 이입하고 각자가 가진 사상을 대입하면서 보다 보면 견문과 시야가 넓어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최근 나온 브레인 서바이벌 예능 중 가장 영리하며 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