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10억 배우 대체 누구” 치솟은 주연 몸값에 벌벌 떠는 K-드라마[TV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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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회당 10억 배우 대체 누구” 치솟은 주연 몸값에 벌벌 떠는 K-드라마[TV와치]
이미지 원본보기한 드라마 촬영 현장. 기사 내용과는 무관/뉴스엔DB
[뉴스엔 하지원 기자] 일부 주연급 배우들의 몸값이 치솟으며 드라마 제작 환경이 위축되고 있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이에 다시금 일부 스타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배우 출연료는 대외비로 분류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은 알 수 없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공유되고 있다고 해도 실제 액수가 다른 경우도 많아 보도하기가 쉽지 않다. 추측성 정보가 혼란을 가중시키지만 당사자는 함구하는 것이 최선이다 보니 추측은 사실이 돼버리고 만다.
배우들 고액 출연료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지난 1월 25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드라마 산업의 위기와 해결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이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제작비는 한정돼 있는데 스타 배우 몸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기획 개발 해놓은 콘텐츠는 많은데 제작 편수는 줄어들고, 방송 편성은 안 되고. 드라마 제작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하소연이 쏟아진 것이다.
간담회에서 한 방송사 참석자는 "수없이 많은 일을 하면서 여러 협상의 과정에서 늘 생기는 문제가 연기자 출연료인데, 주연은 이젠 억 소리가 아니라 회당 10억 소리가 현실이고, 이젠 어떠한 자구책을 찾아야만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드라마 산업의 위기의 중심에는 배우들의 고가 개런티가 자리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이에 '회당 10억' 출연료를 받는 배우가 누구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앞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흥행하면서 주연 배우 이정재 몸값이 회당 10억 원으로 상승했다는 소문이 나왔다. 한 매체는 이정재 측이 '오징어 게임' 시즌2 회당 출연료로 100만 달러(약 13억) 이상의 개런티를 불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와 유명세를 얻은 만큼, 주연 배우 몸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나왔었다. 특히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배우이기 때문에 그가 부르는 게 값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정재가 회당 출연료 10억 이상을 받는다면, 이는 국내 배우 사상 최고가 개런티다.
이는 '오징어 게임' 흥행에 큰 몫을 기여한 이정재에 대한 예우라는 시선이 있다. 한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사 관계자 A씨는 "자본력이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만 생각하면 이정재 출연료가 10억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고, '이 사람은 대우해 줘야 해'하는 예우 차원 시각에서 합리화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본으로는 회당 10억 출연료는 감당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A씨는 "'오징어 게임'이 아닌 다른 작품에서 이정재를 캐스팅하고 해외 판매를 할 경우 '오징어 게임'만큼의 판매가 되지 않을 수 있다. 6부작이면 60억이다. 그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회당 10억을 주고 캐스팅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본력을 갖춘 넷플릭스 등 대형 OTT 플랫폼이 출연료 책정 주도권을 가지게 되면서 전반적인 제작비 수준이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구독자 수가 적은 국내 OTT와 방송사는 제작 원가에 허덕이다 결국 제작 편수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고액 출연료보다 중요한 것은 '돈값'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매니지먼트 대표 B씨는 "고가 출연료를 받는 배우로 인해서 영화가 투자배급이 되던지 방송 편성을 받을 수 있고, 제작사와 방송국이 흑자를 낼 수 있는 등 그 몸값을 책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하면 그 정도 줘도 된다. 하지만 금액이 뻥튀기되다 보니, 그 금액으로 섭외해 작품을 진행했는데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고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산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가 계속 올라가면 이는 작품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K 콘텐츠가 위상이 커진 만큼 배우들 몸값이 오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요가 많으니, 출연료가 올라간다. 이에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다. 비싸진 몸값으로 인해 수요가 없어진다면 출연료는 자연스럽게 내려가게 돼있는다는 거다.
B씨는 "제작비 퍼센티지 안에서 특정 출연료가 높아 제작하는 게 힘들고 그런 상황이라면, 공급과 수요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니지먼트 쪽에서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출연료가 높았던 걸 낮출 수도 있고, 낮았던 걸 높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재 외에도 고액 출연료를 받는 배우로 김수현, 송중기, 송혜교, 박보검, 아이유 등이 언급됐다. B씨를 비롯한 실무 관계자들은 "배우들 실명으로 노출되고, 대중이 알게 되는 것은 소속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액 출연료는 받는 일부 배우들에게만 관심과 비난이 쏠려서는 안 되는 문제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출연료 가이드라인과 더불어 다양한 방안을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로 판을 키우거나, 톱배우가 아닌 신인 파격 캐스팅 등 방안도 제시된 바 업계와 정부가 구조적인 문제를 살피고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