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시즌 2’ 봇물, 안정된 것이 좋다지만…[스경연예연구소]

TV 드라마 ‘시즌 2’ 봇물, 안정된 것이 좋다지만…[스경연예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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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시즌 2’ 봇물, 안정된 것이 좋다지만…[스경연예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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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의 tvN 드라마 ‘시그널’ 포스터. 사진 스포츠경향DB


통칭 ‘미드’라고 불리는 미국 드라마, 시즌제가 기반인 이 작품들이 2000년대 초반 유행할 때도 우리나라에서는 시즌제 드라마란 요원한 형식이었다. 월화, 수목, 주말, 일일 최근에는 금토극 등 빡빡한 편성일정에 모든 드라마가 일주일에 두 번 70분을 넘어가는 부분도 부지기수였다.

게다가 편성과 동시에 4회 정도가 완성되면 방송에 돌입하는 관행 탓에 작가든 감독이든 배우든 하나의 작품을 16회 이상씩 완성하면 진이 빠지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OTT 플랫폼에서 시작된 시즌제의 분위기가 TV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최근 김은희 작가는 드라마 ‘시그널’의 시즌 2 제작소식을 전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직접 이야기했다. ‘시그널 시즌 2’는 ‘범죄도시’ 등의 영화와 ‘카지노’ ‘악귀’ 등의 드라마를 제작했던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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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즌 2 제작 보도가 나온 SBS 금토극 ‘재벌X형사’ 포스터. 사진 SBS


이번 주 막을 내릴 예정인 SBS 금토극 ‘재벌X형사’도 시즌 2 소식이 나왔다. 드라마의 주연인 안보현과 박지현은 최근 라디오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즌 2 제작소식을 기사를 통해 알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단 제작사와 방송사인 SBS는 이에 부인하고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지상파의 시즌제 드라마 제작 기조는 SBS의 히트작들이 도화선이 됐다. SBS는 과거부터 확실한 캐릭터와 설정한 작품을 여럿 놓고 이 세계관을 확장해가는 시즌제 드라마 실험에 열심이었다.

한석규가 출연하는 의학물 ‘낭만닥터 김사부’는 이미 지난해 시즌 3까지 완성됐으며, ‘무지개 운수’라는 사적해결사 집단이 어려운 처지의 의뢰자를 돕는 이제훈 주연의 ‘모범택시’는 시즌 2까지 마쳐놓고 시즌 3의 제작도 예고했다. 또한 김남길 주연의 코믹액션극 ‘열혈사제’는 올해 시즌 2 방송을 잡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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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금토극 ‘7인의 부활’ 포스터. 사진 SBS


SBS는 ‘펜트하우스’에 이어 ‘7인의 OO’ 시리즈로 김순옥 작가의 시리즈물도 편성 중이다. 이미 ‘펜트하우스’는 시즌 3까지 방송됐으며, 지난해 방송된 새 시리즈 ‘7인의 탈출’에 이어 올해 ‘7인의 부활’이 선보일 예정이다. SBS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시즌제로 심화되고 있는 각 작품의 세계관이 연결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다수 볼 수 있다.

여기에 2016년 방송돼 인기를 얻었던 ‘시그널 2’가 구체화될 경우 이러한 시즌제 드라마의 TV 편성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즌제의 TV 정착은 그 ‘IP(지식재산권)’의 안정성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 드라마 편수가 제작여건의 변화로 대폭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개별작품의 성공여부가 방송사의 큰 숙제로 떠올랐다. 이런 와중에 확실한 캐릭터와 설정으로 세계관을 넓혀가는 시즌제 드라마는 팬층을 모으기도 좋고,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계산이 선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여러시즌의 이야기 완결성을 구축한 상태에서 들어가는 해외와 다르게, 우리나라의 시즌제는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 후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속편’ 개념에 가까운 변형된 시즌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변화된 방송환경 속 지상파 드라마의 제작 위축 상황을 짚으면서 “시즌제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기보다는 상업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시즌제 드라마가 많이 나올수록 새로운 시도는 격려받지 못하고, 시즌제 안에서 올라가는 출연료 등 제작비의 상승도 방송사에게는 결국 부담일 수 있다”고 역효과의 측면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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