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황정민 지웠다" 전두광 특수분장만 100시간…'서울의 봄' 돌풍 뒤 그가 있다

[Y터뷰] "황정민 지웠다" 전두광 특수분장만 100시간…'서울의 봄' 돌풍 뒤 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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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황정민 지웠다" 전두광 특수분장만 100시간…'서울의 봄' 돌풍 뒤 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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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속 배우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개봉 14일 만에 500만 관객 돌파. 2023년 한국 영화 역대 흥행 3위. 개봉 초기보다 2주 차 흥행에서 더욱 탄력을 받으며 꽁꽁 얼어붙었던 극장가에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이 있다. 누구보다 뜨거운 관심 속 '현재 진행형'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주인공은 영화 '서울의 봄'. 영화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운명적인 전환점이 된 사건으로 손꼽히는 12.12 군사반란 당시 신군부 세력과 이에 맞서는 이들의 9시간을 실감 나게 그려 관객들의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서울의 봄'은 실제 역사와 실존했던 인물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예고편이 공개됐던 당시부터 보안사령관 전두광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 씨의 비주얼이 큰 화제를 모았다. 실존 인물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민머리를 한 파격적인 황정민 씨의 모습은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영화가 베일은 벗은 뒤 높은 기대감이 열광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폭발하는 탐욕과 비릿한 욕망의 화신, 황정민 씨가 완벽하게 자신만의 전두광을 만들어 냈기 때문.

'실제 전두광이 살아돌아온 것만 같았다' '황정민 배우인지 몰랐다' 등 관객들의 극찬은 배우의 호연은 물론 캐릭터에 화룡점정의 숨을 불어 넣은 '서울의 봄'의 특수분장팀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황정민 씨를 완전히 지우고 그 자리에 전두광을 만들어낸 이들이 있었기에 한층 더 극으로의 몰입이 가능했기 때문.

이에 YTN은 영화가 5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운 5일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캐릭터 특수분장을 전담한 국내 대표 특수분장팀 셀의 황효균 대표와 인터뷰를 갖고 작업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음은 '서울의 봄'에서 특수분장을 전담한 셀의 황효균 대표와의 일문일답.

◆"눈썹 위로는 피부와 주름까지 가짜…코 평수도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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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분장 전문기업 셀 황효균 대표

영화 '기생충', '암살', '부산행', '엑시트'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등. 충무로 최고의 특수분장팀으로 불리는 셀은 이미 황정민 배우와 영화 '베테랑', 연극 '리차드3세' 등 20개가 넘는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 대머리와 주름 등 외형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섬세한 감정표현을 위해 얼굴 표정이 클로즈업되는 경우가 많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여느 때보다 난이도 높은 특수분장, 황정민 씨는 어떻게 전두광으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황효균 대표 : 처음에는 배우분이 괜찮다면 정수리까지 머리를 실제로 밀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머리이신 분들을 보면 숱은 굉장히 적고 모발은 얇습니다. 뒤통수만 봐도 알 수가 있거든요. 그런 섬세한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냥 머리를 민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김성수 감독님이 너무 큰 숙제를 주셨죠. (웃음)

저희는 황정민 배우의 두상 본을 떠서 눈썹 라인부터 정수리까지 인조 피부를 만들었습니다. 인조 피부 때문에 배우의 감정 표현이 방해되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마 주름의 위치와 개수 그리고 살결까지 맞춰서 제작했죠. 특히 황정민 배우의 경우 이마의 주름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이 부분이 중요했습니다.

YTN : 민머리 말고도 전두광을 외적으로 표현하는 데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황효균 대표 : 가장 큰 것이 민머리였는데 황정민 배우가 촬영 내내 머리를 3cm~4cm 내외로 짧게 유지해 주셔서 한결 편했습니다. 여기에 이제 앏은 망에다 특유의 모발을 구현한 가발을 붙여서 완성했죠. 민머리 외에는 코 평수 표현 역시 중요했습니다.

미술로 비유하자면, 초상화나 정밀 묘사처럼 인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캐리커처와 같이 인물이 갖고 있는 특징을 살려서 극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두광의 경우 코 평수가 평균보다 살짝 큰 특징이 있어서, 황정민 배우 콧방울에 실리콘을 붙여서 코 평수를 넓게 만들었죠. 눈빛 또한 중요했습니다. 인조 피부를 붙일 때 눈꼬리를 살짝 올라가도록 해서 황정민 배우가 갖고 있는 본래 눈보다 아주 살짝 위로 올라가 찢어진 인상을 주도록 했습니다.

YTN : 매번 촬영 때마다 똑같이 분장을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황효균 대표 : 저희에게 제일 큰 숙제가 그 부분이었습니다. 매번 분장을 '똑같이' 해야 된다는 것이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까 실리콘으로 만든 인조 피부가 약간 틀어질 때도 있고 위치가 살짝 달라질 때도 있죠. 그래서 저희는 황정민 배우를 담당하는 스태프들이 최대한 바뀌지 않도록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인조 피부는 일회용이기 때문에 테스트를 제외하고 35개가 넘는 분량을 제작해야 했습니다. 한 번 분장할 때 3시간 정도 걸렸으니, '서울의 봄'을 촬영하면서 특수분장만 최소한 100시간이 넘게 걸린 셈입니다.

◆"실존 인물 구현? 부담감 없을 수 없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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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YTN : 실존 인물을 구현한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나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

황효균 대표 : 부담감이 없을 수 없죠. 영화 '남산의 부장들' 작업 당시에도 이성민 배우가 연기한 '박통'을 분장하며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죠. 실제로 저 역시 어릴 때 뉴스나 매체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잖아요.

배우의 얼굴을 조금 바꿔서 실존 인물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작업이죠. 특히 조연이나 카메오가 아니라, 지금처럼 극을 이끄는 주인공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캐릭터를 잘 구현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YTN : 실제로 관객 반응 역시 여느 때보다 뜨겁다.

황효균 대표: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느 정도 반응을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분장은 잘했지만 그것 때문에 관객의 몰입을 방해한다면 '실패한 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부 색이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주름이 이상한 곳에 잡히는 등 분장한 티가 나면 관객이 온전히 영화에 들어가기 어렵죠.

저희로서는 '전두광이라는 캐릭터에 몰입해서 봤다' '전두광이 살아 돌아온 것만 같다'라는 관객의 평가가 최고의 격려와 칭찬인데, 그런 반응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황정민, 군복 입는 순간 전두광…관객 열광적 반응 너무나 뿌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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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황효균 대표 : 분장을 하고, 군복을 입고, 군화를 딱 신는 순간 황정민이 아니에요. 눈빛부터가 달라지고 그냥 전두광이 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집중력이 어마어마한 배우입니다. 분장하는 동안도 상대방 대사까지 녹음해서 대사의 톤과 뉘앙스를 연습하는데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분장하는 3시간 내내 움직이지 못하니 매번 배우에게도 고역인데, 황정민 배우는 단 한 번도 짜증을 내거나 재촉한 적이 없습니다. 예민한 사람들은 못 버티는 작업인데, 늘 저희를 믿고 맡겨주신 덕분에 할 수 있었죠. 누구보다 황정민 배우에게 감사하죠.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오후 '서울의 봄'은 5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범죄도시3'(1068만), '밀수'(514만)에 이은 세 번째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에 황효균 대표는 "그간 힘들었던 한국 영화 시장에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진심으로 기쁘다. 덕분에 현재 작업 중인 다른 영화의 촬영 현장 분위기도 아주 좋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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