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後일담①] 요리 경연의 부활…TV 밖으로 이어진 인기

['흑백요리사' 後일담①] 요리 경연의 부활…TV 밖으로 이어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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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넷플릭스의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린 콘텐츠가 등장했다. 올해부터 예능에 힘을 주겠다는 넷플릭스의 기대에 '흑백요리사'는 화제성으로 응답했다. 업계는 물론이고 어디에 가나 '흑백요리사' 이야기가 들려온다. 뿐만 아니라 '흑백요리사' 어록 등이 밈처럼 활용되며 각종 유튜브나 커뮤니티를 장악했다. 콘텐츠는 전편 공개되며 마침표를 찍었지만 열풍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에 끝나지 않은 '흑백요리사'의 인기를 조명하고 여정을 함께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최근 모임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 주제가 있다. 바로 '흑백요리사'다. 시작부터 높은 몰입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흑백요리사'는 종영 후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요리 경연프로그램이 부활하는 단초가 됐으며 넷플릭스 예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요식 업계도 들썩이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담았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돼 지난 9월 17일부터 10월 8일까지 공개됐다.

프로그램은 1000평 메인 키친에 100명의 셰프들이 모여 파격적인 미션과 룰 안에서 펼치는 치열한 진검승부를 보여주며 공개 직후부터 인기를 끌었다. 100명의 셰프들을 모았다는 점도 놀랍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인이자 국민 요리 멘토 백종원과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가 심사위원으로 나서 평가에 대한 신뢰도까지 높였다.

'흑백요리사'는 방송 내내 화제를 모았다. '이븐하게 익지 않았어요' '텍스처가 있어야 해' '익힘 정도' '나야, OOO' 등의 표현이나 안대를 쓴 백종원의 모습 등이 밈처럼 번졌다.

이는 지표로도 드러났다. '흑백요리사'는 첫 공개된 이후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으며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총 8개국 톱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에서 제작된 예능이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한 것은 최초라는 점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흑백요리사'의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후에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흑백요리사'의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시즌1을 이끈 김학민 PD, 김은지 PD와 모은설 작가가 다시 한번 팀을 이뤄 내년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들은 시즌1 당시 나왔던 여러 피드백 등을 수용해 한층 더 발전된 요리 계급 전쟁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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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요리 경연프로그램이 전무했던 가운데 '흑백요리사'의 등장은 여러 모로 뜻깊었다. 한 시즌에서 그치지 않고 시즌제를 결정하며 다시 한번 요리 예능프로그램의 붐을 기대케 했다. 여기에 지난 2019년 종영한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가 '흑백요리사'의 열풍 속에서 5년 만의 컴백을 결정하며 불을 지폈다.

프로그램은 끝이 났지만 셰프들의 '열일'은 끝이 나지 않았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대다수의 셰프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던 만큼 시청자들은 TV를 떠나 직접 발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여러 가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방송 이후 출연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의 검색량과 예약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첫 방송 이후 한 주간 출연 식당 검색량은 전주 대비 74% 급증했고, 예약 증가율은 약 148%를 기록했다. 특히 최종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의 비아 톨레도 파스타바는 우승의 여파로 11만여 명이 몰리면서 앱이 일시적으로 마비가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TOP8을 비롯해 인기 셰프들의 가게는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TOP8에는 들지 못했지만 첫 번째 미션부터 안성재 셰프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철가방 요리사' 임철훈 셰프의 도량도 마찬가지다. 해당 가게는 지난 4일 캐치테이블을 통해 한 달간 예약 서비스를 오픈했다. 오픈 직후 6만 5천여 명이 동시 접속했으며 1초 만에 한 달 예약이 전체 마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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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도량의 경우 예약 외에 현장 웨이팅으로도 방문이 가능했다. 이에 <더팩트> 역시 임철훈 셰프의 도량 앞을 직접 찾아가 웨이팅에 도전했다. 취재진은 평일 디너 대기 시간에 맞춰 서촌으로 향했다. 경복궁역에서 나와 직진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많이 향하는 골목이 등장한다. 도량의 인기도 있지만 최근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아 화제가 된 한강 작가의 책방도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취재진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디너 웨이팅 대기줄이 줄었을 때였다. 알고 보니 대기를 걸 수 있는 줄도 한정적으로 받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일찍부터 현장을 찾아 웨이팅을 위한 대기표를 받을 때도 있었다. 도량 관계자 A 씨는 "평일과 주말이 다르긴 하지만 주말의 경우에는 런치 마감 때부터 디너 줄을 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줄을 서며 만난 20대 여성 B 씨는 '흑백요리사'를 본 뒤 셰프들의 가게에 가고 싶다는 마음에 친구들끼리 모여 이날 가게를 찾았다고 밝혔다. 도량이 처음이라는 그는 이후 다른 셰프들의 가게도 하나 하나 방문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마침 직장이 근처다. 4시가 퇴근 시간이라 끝나자마자 바로 와서 줄을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의 뒤로는 50대 부부가 줄을 섰다. 두 사람 역시 '흑백요리사'를 열심히 보고 있다며 마침 서촌에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가 가게를 하고 있다는 말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선 부부는 입장을 못 할 수도 있다는 말에도 혹시 모르니 번호표라도 받아두자는 마음이었다. 특히 C 씨는 "창동에 있는 이모카세로 유명한 즐거운 술상에 원래도 가려고 했었는데 '흑백요리사'에 나와 못 가게 됐다. 3개월 정도는 있어야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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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줄을 기다리고 나면 캐치테이블에 대기를 등록할 수 있는데 이때 메뉴도 함께 결정해야 한다. 이에 다수는 '흑백요리사'에서도 소개가 됐던 동파육을 필수로 주문했다.

또한 줄을 서는 동안 임철훈 셰프를 직접 만날 수도 있었다. 인상 깊었던 건 줄을 선 고객들에게 환한 웃음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꼬박 내뱉는 모습이었다. 디너 시작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요청도 흔쾌히 들어주며 '연사(연속 사진)'까지 남겨주는 임철훈 셰프였다.

도량은 서촌에서 이미 알려진 유명 맛집인 데다 성시경의 유튜브 '먹을텐데'에서도 소개되며 이미 웨이팅이 있는 가게였다. 여기에 '흑백요리사' 효과까지 더해지며 한 층 더 바빠졌다. 이에 임철훈 셰프의 한 측근은 "세프님이 정말 많이 바쁘시다. 최근에만 살이 5kg 정도 빠졌다"고 전했다.

이날 취재진은 아쉽게도 도량 매장 방문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흑백요리사'를 향한 애정과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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