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억 예상' 류현진…美는 여전히 'ML 잔류 가치 있다'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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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143억 예상' 류현진…美는 여전히 'ML 잔류 가치 있다' 평가한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12월 중순쯤 되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기다리고 있다."
류현진(36)이 지난달 중순 미국 메이저리그 FA 시장을 지켜보며 한 말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약 1046억원) 동행을 마쳤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력과 내년이면 37살이 되는 나이가 걸림돌로 꼽히긴 하지만, 올해 건강하게 복귀해 왜 그가 '제구 마스터'로 불리는지 충분히 증명했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은 여전히 1년 1100만 달러(약 143억원) 정도의 계약은 할 수 있는 선발투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베테랑 선발투수들이 하루하루 행선지를 잘 찾아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반적으로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이고, 선발 뎁스 보강 차원에서 베테랑들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 계약을 마친 베테랑 선발투수들
세스 루고(34): 캔자스시티, 3년 4500만 달러
마이클 와카(32): 캔자스시티, 2년 3200만 달러
마에다 겐타(35): 디트로이트, 2년 2400만 달러
웨이드 마일리(37): 밀워키, 1년 850만 달러
랜스 린(36): 세인트루이스, 2년 2400만 달러
루이스 세베리노(29): 메츠, 1년 1300만 달러
잭 플래허티(28): 디트로이트, 1년 1400만 달러
카일 깁슨(36): 세인트루이스, 1년 1200만 달러 보장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18일(한국시간) 여전히 시장에 남은 FA 선수들을 정리하면서 류현진을 언급했다. 류현진은 4~5번 선발 로테이션을 채울 수 있는 FA 후보로 분류됐다. 류현진을 비롯해 우완 프랭키 몬타스, 우완 마이클 로렌젠, 좌완 션 머나야, 우완 마이크 클레빈저, 좌완 알렉스 우드, 좌완 제임스 팩스턴 등이 언급됐다.
MLB.com은 '이 계층(4~5선발급) 선발투수들을 위한 시장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루고, 와카, 마에다, 마일리, 린, 세베리노, 플래허티, 깁슨 등이 이미 집을 찾아 갔지만, 여전히 견고한 중간 선발투수급 선수들이 시장에 남아 있다. 가장 화려한 리스트는 아닐지 몰라도 각 후보들은 선발 로테이션의 바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해마다 FA 시장에서 가장 바쁜 인물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의 미국 에이전트를 맡아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시장의 순리대로 굵직한 계약들을 먼저 처리하고, 차근차근 류현진과 같은 준척급들을 살피는 모양새다. 보라스는 FA 개장 전부터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를 확신했고, 시장 분위기도 베테랑 선발투수들에게 우호적인 상황이라 계약까지 어렵지 않게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에게 적합한 행선지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등 3개 구단을 선정했다. 선발투수층을 더 두껍게 할 필요가 있는 팀들이다. 최근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류현진을 영입하기 적합한 팀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건강만 증명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통산 10시즌을 뛰었는데, 부상과 함께한 시간이 길다. 어깨 수술 여파로 2015년 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2016년도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지난해는 팔꿈치 수술로 단 6경기에 등판했고, 올해까지 재활이 이어져 전반기에는 등판하지 못했다. 통산 186경기(선발 185경기) 성적은 78승48패, 1055⅓이닝, 평균자책점 3.27이다.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은 최근 8시즌 동안 100이닝 이상 던진 시즌이 3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오랜 부상 역사를 자랑하지만, 30대 중반까지는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2020년 시즌 직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한동안 60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37살이 되는 그는 거의 틀림없이 1년짜리 계약을 하는 FA 신세로 밀려날 것이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고한 선수의 뒤를 받치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류현진의 지난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88.6마일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를 통틀어 가장 느린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가 건강하게 최고 구속으로 던지면 90마일 이상도 가능하다. 류현진은 그가 그동안 해왔던 방식과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성공했다. 스트라이크존을 아슬아슬하게 활용하면서 우타자와는 체인지업, 때때로 커브를 섞어 싸웠다'며 건강과 구위 우려는 노련함으로 극복할 수 있는 투수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은 부정적인 평가를 섞으면서도 류현진을 올겨울 영입 가치가 있는 FA 명단에 항상 적어 넣었다. 미국은 이렇다 저렇다 해도 류현진이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버틸 힘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류현진은 다른 베테랑 FA 선발투수들처럼 조만간 계약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까. FA 선발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가 아직 행선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라 야마모토의 계약이 끝난 이후 연쇄적으로 다음 등급 선발투수들에게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