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입맞춤' 스페인축구협회장, "내가 실수" 공개 사과→FIFA 조사 돌입→사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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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기습 입맞춤' 스페인축구협회장, "내가 실수" 공개 사과→FIFA 조사 돌입→사임 결정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자국 선수한테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 회장이 공개 사과에도 논란이 진정되지 않자 사임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25일(한국시간) "여자 월드컵 경기전 이후 스페인 선수에게 입을 맞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사건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결승전이 끝나고 발생했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월드컵 챔피언이 된 스페인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곧바로 시상식을 진행했는데, 이때 단상 위에 있던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와 포옹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입을 맞췄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입을 맞췄다면 엄연한 성추행이다. 이후 라커룸에서 에르모소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한 라이브 중 당시 상황과 관련된 질문에 웃으면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라고 밝히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처음에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람들의 반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라디오 마르카와 인터뷰를 통해 "에르모소와 키스? 다들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라며 별다른 뜻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건 당사자인 에르모소도 이후 스페인축구협회를 통해 "친밀함의 표현이었다. 월드컵 우승으로 엄청난 기쁨이 몰려왔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회장과의 관계엔 문제가 없다"라며 루비알레스 회장을 두둔했지만 여론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많은 인사들과 언론들이 루비알레스 회장을 비난했으며, 미켈 이세타 스페인 문화체육부 장관도 G20 정상회의를 위해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겐 받아들일 수 없는 거 같다. 우린 평등, 권리, 여성 존중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라며 "우리 모두 태도와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 선수를 축하하기 위해 입술에 입을 맞추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비난 여론이 점점 거세지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2일 끝내 고개를 숙였다. 'ESPN' 등이 공개한 사과 영상 속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은 "확실히 내가 실수를 했다. 순간적임 감정으로 어떠한 악의도 없이 즉흥적으로 일어났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당연한 일이라고 봤지만 밖에선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상처받은 사람이 있기에 사과해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배워야 하고, 중요한 기관의 회장인 만큼 더욱 조심할 것"이라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또 "여자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이자 우리 스페인이 두 번째로 우승한 월드컵인데, 이 사건이 축하 행사에 영향을 미쳤기에 슬프다"라며 다시 한번 사과했다.
스페인은 남자대표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13년이 지나 여자대표팀도 호주·뉴질랜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남자와 여자대표팀 모두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음에도 사건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FIFA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하기로 나서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곧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FIFA는 최근 "FIFA 징계위원회는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발생한 사건을 근거로 스페인왕립축구연맹 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에게 사건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어 "해당 사건은 FIFA 징계 규정 13조 1, 2항을 위반하는 행위일 수 있다"라며 "FIFA 징계위원회는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진 후에 징계 절차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FIFA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사건이 커지가 스페인 '카데나 세르'를 인용한 매체는 "8월 24일부터 FIFA의 조사가 시작된 후 루비알레스 회장은 25일에 사임을 발표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