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내복사근 부상 날벼락 'PO 출전 불가'… 처음부터 끝까지 안 풀리는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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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강백호 내복사근 부상 날벼락 'PO 출전 불가'… 처음부터 끝까지 안 풀리는 2023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 타선의 현재이자 미래인 강백호(24)의 2023년이 온갖 부상으로 얼룩지고 있다. 조금 해볼 만하면 부상이 찾아온다.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도 부상 악령은 강백호를 놓아주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파트너로 NC가 확정된 정규시즌 2위 kt는 26일 홈구장인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진행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을 10월 10일에 끝냈다. 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른 정규시즌 종료였다. 보름 이상의 실전 공백이 있기에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청백전으로 그 감각을 끌어올리려 했다. 그런데 이 청백전에서 큰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바로 팀의 핵심타자이자 이번 포스트시즌의 기대주였던 강백호가 타석에서 우측 옆구리를 다친 것이다. 병원 검진 결과 타격을 하다 복사근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확한 회복 시간은 지켜봐야겠지만, 대개 복사근 부상은 최소 2~3주 정도의 휴식 및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오는 30일부터 열릴 플레이오프 일정을 건너 뛸 가능성이 높아졌다.
kt로서는 큰 악재다. kt는 전체적인 마운드 전력에 비해 올해 팀 타선이 화끈한 건 아니었다. 올해 kt의 팀 득점은 672점으로 리그 4위였다. 팀 순위에 비해 득점력이나 기타 타격 지표는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팀의 간판 타자로 우뚝 선 강백호를 비롯한 주축 타자들의 부상 공백이 컸다. 이제는 어느 정도 완전체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강백호가 다시 빠진 것이다.
2021년 142경기에서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재능을 폭발시킨 강백호는 2022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한 가운데 62경기에서 타율 0.245에 그친 것이다. 부상 여파가 컸다. 발가락 부상, 그리고 햄스트링 부상 등 하체에 부상을 달고 살았다. 이는 원활한 중심 이동 및 힘을 싣는 동작을 방해했고, 강백호의 전체적인 성적 저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연봉이 5억5000만 원에서 2억9000만 원까지 깎이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런 강백호는 올해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탈출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는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결국 몸 상태의 문제였다고 봤다. 자존심이 많이 상한 강백호는 훈련도 성실히 했다. 하지만 그렇게 당차게 시작한 시즌이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시즌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리머니를 하다 주루사를 당하는 보기 드문 광경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대회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강백호는 개인적으로는 좋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희생양이 돼 자신의 잘못 이상의 비판을 뒤집어써야 했다. 강백호의 심신이 크게 지쳐가는 시작점이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 강백호는 안정을 취하기 위해 2군에 가기도 하는 등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실제 올해 71경기에서 타율 0.265, 8홈런, 39타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어쨌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에 일조하는 등 기분을 전환시키는 단계였고, 시즌 막판 타격감도 점차 올라오는 추세였다. 팀이 강백호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건 당연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시작도 못해보고 이탈할 위기에 놓였다. kt로서는 어느 정도 정상적인 컨디션의 강백호를 타순에 넣고 전체적인 구상을 그리고 있었다. 이 강백호가 다시 빠진 것이다. 강백호가 빠진 기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던 kt지만, 사실 정규시즌과 단기전은 다르다. 한 방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 강백호의 이탈은 정규시즌보다 분명 더 뼈아프다.
강백호는 나름대로 큰 무대에서 강한 선수였다. 2020년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33(15타수 5안타),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500(12타수 6안타)에 볼넷 4개를 추가하는 등 맹활약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5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분전했다. 올해 WBC나 항저우 대회에서의 성과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 찾아온 부상이라 더 뼈아프다.
강백호 개인적으로는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으로 기억될 만하다. 2018년 kt의 2차 지명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입단한 강백호는 데뷔 시즌부터 맹타를 터뜨렸다. 2018년 무려 29개의 대포를 터뜨리면서 KBO리그를 이끌어나갈 기대주로 공인됐다. 이후 다소 부침은 있었으나 장타와 정확도를 모두 갖춘 타자로 진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2020년에는 3할 타율(.330)과 20홈런(23홈런)을 모두 잡았고, 2021년에는 처음으로 100타점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거칠 것 없이 오르던 기세는 2022년 두 차례 부상으로 크게 꺾였고, 올해도 그 그래프를 반등시키지 못한 채 시즌이 끝날 위기다.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내년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도 꺾였다. 이제 전성기를 열어야 할 시기를 맞이한 천재에게 찾아온 경력의 암초가 꽤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