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응룡·SUN, KIA 조범현·김기태…롯데 김태형, 서울말 쓰는 감독이 ‘부산의 염원’에 도전

삼성 김응룡·SUN, KIA 조범현·김기태…롯데 김태형, 서울말 쓰는 감독이 ‘부산의 염원’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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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응룡·SUN, KIA 조범현·김기태…롯데 김태형, 서울말 쓰는 감독이 ‘부산의 염원’에 도전


17106729771909.jpg김태형 감독/마이데일리
17106729780391.jpg김태형 감독/마이데일
17106729785847.jpg김태형 감독./마이데일리
17106729789411.jpg김태형 감독./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방 인기구단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이 구단들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지역색과 맞지 않는 인사 혹은 구단 출신이 아닌 인사가 한국시리즈 우승 갈증을 풀었다는 점이다. 삼성은 1985년 통합우승 이후 2001년까지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역대 감독 계보를 보면 대구, 경북 출신만 사령탑으로 썼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우승 갈증을 삼성의 영원한 지역라이벌 해태 출신이 풀었거나 풀려고 하는 게 눈에 띈다.
17106729806637.jpg두산 베어스 시절 김태형 前 감독./마이데일리
17106729815581.jpg두산 베어스 시절 김태형 前 감독./마이데일리

삼성은 김응룡 감독 부임 2년만인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마침내 우승 갈증을 풀었다. 1990년대 포스트시즌서 김응룡 감독의 해태만 만나면 무너졌는데, 그런 팀의 수장을 데려와 정상을 탈환한 것이었다.

이후 삼성은 선동열 전 감독 시대에 왕조를 구축했다. 선 전 감독은 2004년 수석코치로 투수 운용 전권을 잡았고, 2005년 부임하자마자 2년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그에 걸맞은 외부 투자도 있었고, ‘타이거즈 블러드’의 성공적 이식도 있었다.

그런데 김응룡 감독이 떠난 KIA도 2000년대 초반 고전하다 2009년이 돼야 다시 우승에 성공했다. 이때 감독이 다름 아닌 대구 출신의 조범현 전 감독이었다. 물론 선수생활 대부분을 OB에서 했지만, 고향이 대구였고, 타이거즈 적통 인사가 아니었다.

KIA는 실제로 김응룡 전 감독이 떠난 뒤 타이거즈 출신 인사가 한번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하지 못했다. 물론 2017년 통합우승을 이끈 김기태 전 감독이 광주 출신이긴 했다. 그러나 타이거즈 출신은 아니었다.

롯데는 1992년 이후 31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조차 못 나갔다. 전통적으로 롯데는 KIA처럼 롯데 출신 혹은 부산 출신 감독과 코치를 많이 중용했다. 이게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결과가 안 나왔으니 중용 기준에 의심이 가는 게 당연했다.

근래 들어 롯데 사령탑 중에서 부산, 경남 사투리를 안 썼던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과 양승호 전 감독 정도였다. 고향이 포항인 김시진 전 감독은 전형적인 경북, 포항 사투리를 구사하는 삼성 출신이지만, 현역 말년에 롯데에서도 뛰었다.

롯데가 20일 선임한 김태형 감독은 양승호 전 감독에 이어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비 롯데 출신에 서울말을 쓰는 감독이다. 이걸 분류하고 따지는 게 웃긴 일인데, 그만큼 롯데는 그동안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지역, 구단 출신 등을 많이 중용해왔다. 지금도 비 롯데, 비 부산-경남 구성원들이 있지만, 타 구단과 비교할 때 적은 건 사실이다.

김태형 감독의 숨은 장점은 철저히 능력 중심의 인재 등용이다. 두산 사령탑 시절에도 소위 말하는 사단이 없는 지도자였다.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아무런 인연이 없어도 능력만 있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모셔와 함께했다. 그래서 김 감독이 두산에 있을 때 두산엔 한화, 롯데, KIA, 삼성 출신 코치가 많았다.
17106729828418.jpg김태형 감독./마이데일리
17106729831607.jpg두산 베어스 시절 김태형 前 감독./마이데일리

중요한 건 말씨, 연줄이 아닌 능력이다. 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것 자체로 이걸 절감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선 롯데의 선택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어쩌면 김태형 감독 재임 기간 롯데 코칭스태프에 부산, 경남 사투리를 쓰는 지도자가 역대급으로 적을 수도 있다. 서울말 쓰는 감독이 롯데의 우승 갈증 해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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