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 패싱' LG는 1차전 선발을 잊었다, 이대로 작별? 재계약? FA 최대어 운명은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1차전 선발투수가 벼랑 끝에 매달린 4차전에 미출전 선수로 올라갔다. 역대 최연소 투수 FA로 'FA 대박'을 기대한 시즌, 정규시즌에서는 부상 변수가 있었지만 나름의 몫을 해줬다. 그런데 막상 가을 야구에서는 팀에 힘이 되지 못한 채 벤치에서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최원태가 LG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경기가 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남을 수도 있다. 최원태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만에 5점을 내주고 내려왔다.
경기는 LG의 4-10 완패로 끝났고, 최원태는 그 뒤로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LG는 19일 잠실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1로 져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불안감을 드러냈다. 최원태는 LG가 kt 위즈와 1승 1패로 맞선 8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9월 25일 한화전)으로부터 열흘 이상,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였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3회 2사 후 손주영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 2자책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손주영이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LG가 6-5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LG는 준플레이오프를 사실상 선발투수 5명으로만 치렀다. 불펜에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5경기 7⅓이닝, 손주영이 2경기 7⅓이닝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불펜에 새로운 카드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더욱 절실해졌다.
그러나 13일 대구 1차전에서 최원태는 또 한번 조기강판당했다. 3회까지 4실점한 최원태가 4회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홈런을 내주자 LG 벤치가 움직였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5차전까지 가면 최원태에게 다시 기회가 갈 수 있나'라는 질문에 "(구원투수로)이지강을 낸 이유는 최원태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경기 내용을 보니)최원태가 5차전에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안이 없어서 남겨둘 뿐이라는 독설이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3차전 선발 임찬규와 함께 미출전 선수에 포함됐다. 13일 1차전 뒤 닷새를 쉬어 선발투수로도 나올 수 있었지만 디트릭 엔스에게 밀렸고, 불펜에서는 17일 경기에서 60구를 던진 에르난데스에게도 밀렸다.
최원태는 FA 자격을 앞둔 올해 24경기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29일 트레이드 후 한 시즌 반 동안 LG에서 거둔 성적은 33경기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89다. 평균자책점은 이 기간 1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25명 가운데 24위 기록이다. 23위에 또다른 FA 거물 엄상백이 있다. 엄상백은 4.64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활약상은 가을 야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최원태는 8월 이후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임찬규(2.98)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3.2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도 포스트시즌에서 큰 약점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한 경기에 '올인'하듯 집중했는데 2차전에 선발로 나와 ⅓이닝 4실점에 그쳤다. 15-4로 크게 이긴 4차전에는 구원투수로 나와 1이닝 동안 1점을 내줬다. 염경엽 감독은 이때 시리즈가 더 길어지더라도 최원태를 선발투수로 내기는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럼에도 최원태는 FA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를 가졌다. 아직 20대인 나이가 결정적인 무기다. 그래서 FA 계약 규모가 더욱 궁금해지는 투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