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구 20년 역사' 산증인 "5년만 뛰려고 했는데 시간 빠르다" 한목소리, "엄청난 발전 함께…
"20년간 배구계가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한국배구 역사의 산증인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7일 오후 서울 양재동의 더케이호텔에서 KOVO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공로패를 받은 황연주(38·현대건설)와 임명옥(38·한국도로공사)은 본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났다.
두 선수 모두 한국 배구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통한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당시 원년 멤버로 V-리그에 입성한 황연주와 임명옥은 전설적인 기록을 써 내려갔다. 임명옥은 리베로로서 통산 리시브(6487회)와 출전 경기(559경기) 1위를 달리고 있고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는 득점 2위(5794점), 후위 득점 1위(1248점) 등을 올렸다.
공로패 수상 소감을 묻자 황연주는 "모든 선수가 받을 수 없는 상을 받아 기쁘다. 꾸준히 선수 생활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지더라. 많은 걸 되돌아본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임명옥은 "프로 입단 후 5년만 선수 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년이 훌쩍 지나가더라. 지나고 보니 배구를 많이 사랑했다고 느꼈다. 나이가 많이 들지 않았는데 공로패를 받으니 올드해 보이더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런 상을 받는 선수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원년 멤버로 프로배구 산증인이 된 황연주는 "입단 당시에는 프로에 오면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간만 지키자고 생각했다. 그때는 선후배 사이도 어려웠다. 5년만 버티자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데뷔 동기 임명옥도 "당시에는 숙소 생활도 힘들었다. 지금은 시스템도 많이 발전했다"며 "시상식 영상을 보는데 마지막에 울컥하더라. 한 날보다 할 날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슬펐다"고 되돌아봤다.
베테랑 리베로로서 여전한 자신감을 드러낸 임명옥은 "무조건 2027~2028시즌이 마지막이다. 은퇴기념으로 LA올림픽을 보러 가고 싶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프로배구 20년을 함께한 소감을 묻자 황연주는 "예전보다 홍보도 잘 된다. 팬과 소통 창구도 늘었다"며 "자유계약선수(FA)제도도 선수들에게 좋아졌다. 기자회견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명옥도 "선수들에게 좋아진 부분이 많다. 황연주의 의견에 동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