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열 받아서 못 잤습니다"...두 차례 오심에도, 왜 비디오 판독 요청하지 않았나 [잠실 현장]

염경엽 감독 "열 받아서 못 잤습니다"...두 차례 오심에도, 왜 비디오 판독 요청하지 않았나 [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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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열 받아서 못 잤습니다"...두 차례 오심에도, 왜 비디오 판독 요청하지 않았나 [잠실 현장]



17254478180659.jpg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LG 염경엽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복기했다.

염 감독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4차전을 앞두고 "어제(3일) 경기 비디오 판독 때문에 열 받아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밝혔다.

LG는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7로 패배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6이닝 9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7254478182123.jpg20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4회초 2사 1루 LG 오스틴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결과만큼 과정도 아쉬웠다. 비디오 판독으로 심판의 판정을 뒤집을 기회가 두 차례나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상황이 발생한 건 LG가 1-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타석이었다. 소크라테스가 친 타구가 오른쪽 선상으로 향했고, 포구에 성공한 1루수 오스틴 딘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 에르난데스에게 공을 건넸다. 하지만 결과는 세이프.

이후 LG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지 않고 다음 상황을 이어갔는데, 중계방송사의 리플레이 화면에는 에르난데스가 소크라테스보다 먼저 1루를 밟긴 장면이 담겼다. LG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면 원심이 뒤집힐 수 있었다.

17254478183962.jpg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말 LG 선발투수 에르난데스가 삼자범퇴로 이닝을 종료시킨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염경엽 감독은 "오스틴이 (아웃이) 아니라는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 않나. 그리고 베이스를 찍는 건 투수가 누구보다도 잘 아는데, 베이스 커버 자체가 늦기도 했고 이후 고개를 푹 숙이고 마운드로 돌아가더라. 내가 누구보다도 비디오 판독에 민감한데, 왜 하지 않았겠냐"라고 아쉬워헸다.

이어 "차이가 컸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중계 영상을 봤다"며 "더그아웃에서 해당 상황을 봤을 때는 타이밍이 같거나 좀 늦었다고 봤고, 코치들부터 어느 누구도 비디오 판독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상황은 LG가 4-7로 지고 있던 9회초 선두타자 이영빈의 타석이었다. 이영빈이 친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향해 멀리 뻗어갔는데, 공이 광주-KIA챔피언스필드의 철망에 꼈다. 이후 2루심 최영주 심판위원이 확인한 결과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725447818553.jpg4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무사 LG 이영빈의 타격 때 공이 담장 쪽 철망 뒤로 넘어갔다. 직접 가서 공을 확인한 2루심은 인정 2루타를 선언했다. 티빙 중계화면

그러나 중계방송사 리플레이 화면에는 공이 노란색 철망 뒤로 살짝 넘어간 장면이 잡혔고, LG 벤치에서 따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지 않으면서 경기가 재개됐다. 이날 중계석에 앉은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홈런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2루심이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정하지 않았다"며 "인정 2루타가 되려면 (철망) 앞쪽을 맞고 넘어갔어야 했다. 너무 아쉽다. 단순 2루타와 홈런은 전혀 다른 의미다. 벤치가 좀 더 적극적으로 판독을 요청했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영빈은 "타구를 보지 못하고 있었고, 심판의 시그널을 보지 못했다. 심판이 타임 제스처를 하는 듯했고, 2루를 도는 시점에서 상황이 종료되는 것 같았기 때문에 멈췄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사령탑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염경엽 감독은 "심판이 (펜스까지) 가서 공을 본 뒤 돌아왔는데, 어떻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겠나. 어느 팀 코칭스태프에 물어봐도 똑같은 답이 나올 것이다. 영상보다 더 정확한 게 심판이 보는 것이고, 공이 넘어간 걸 봤다면 당연히 홈런 콜을 해야 했다. 2루심의 판정 때문에 내가 꼬였다. (심판이) 모두를 속인 것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또 염 감독은 "핑계가 아니아 열이 받는다. 감독 생활 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황당하다. 완전히 오심이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내 잘못이다. 이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무조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것이다. 책임은 분명 내게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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