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현장리뷰]'설영우 피날레골' 울산, 전북 낚고 4강行…1, 2차전 합계 2-1→'720억' 클럽월드컵 한 걸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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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22:16
[ACL 현장리뷰]'설영우 피날레골' 울산, 전북 낚고 4강行…1, 2차전 합계 2-1→'720억' 클럽월드컵 한 걸음 남아
[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긴장감이 팽팽했다. 골키퍼들의 선방쇼로 문을 열었다. 전북 현대의 수문장 김정훈이 전반 8분 루빅손의 오른발 슈팅, 전반 17분 주민규의 헤더를 육탄방어했다.
울산 HD의 골문은 국가대표 조현우가 버티고 있었다. 전반 14분 티아고, 전반 28분 문선민의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다리를 뻗어 막아냈다. 변수가 있었다. 울산의 수비형 미드필더 고승범이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교체됐다.
'단두대 매치', '현대가 더비'의 전반은 0-0으로 막을 내릴 것 같았다. 추가시간은 2분이었다. 그 순간 골문이 열렸다. 전북의 골망이 흔들렸다. 전반 47분이었다. 루빅손의 크로스를 A대표팀에서 주축 풀백으로 성장한 설영우가 침착하게 오른발을 갖다대 골네트를 갈랐다. 그는 골을 넣은 후 고질인 어깨가 빠지는 증상이 있었지만 다행히 출전에는 이상이 없었다. 홈팬들의 열광에 설영우는 두 팔을 치켜들며 환호를 유도했다.
결국 K리그 챔피언 울산이 웃었다. 울산은 12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현대가 라이벌' 전북을 1대0으로 제압했다. 1차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1대1로 비긴 울산은 합계 2대1로 승리하며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울산은 다음달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산둥 타이산(중국) 승자와 4강 1, 2차전을 통해 결승행을 노린다. 울산은 2020년 ACL 우승 후 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꿈꾸고 있다.
울산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클럽 월드컵은 2025년 32개팀 출전으로 확대 개편된다. 대회 참가금이 기존 50만달러(약 6억7000만원)에서 5000만유로(약 720억원)로 대폭 늘어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정된 4장 가운데 2021년과 2022년 ACL 우승팀인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우라와 레즈(일본)가 2장을 이미 챙겼다. 남은 두 장은 2023~2024시즌 ACL 결과로 결정된다.
이번 시즌 우승팀과 4년간 ACL 성적을 바탕으로 매긴 '연맹 랭킹'에서 우승팀들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는 팀이 마지막 남은 티켓을 거머쥔다. 클럽 월드컵 티켓을 확보한 알힐랄이 현재 연맹 랭킹 1위고, 전북이 2위(80점)다. 3위 울산은 6점을 보태 78점이 됐다. ACL에서 승리한 팀은 3점, 무승부한 팀은 1점 그리고 다음 라운드 진출하면 3점이 부여된다. 울산은 4강에서 1승을 더 챙기면 전북을 따돌릴 수 있다. 전북도 탈락했지만 여전히 기회의 문은 열려있다.
전북은 1차전이 뼈아팠다. 송민규가 경기 시작 4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전반 25분 티아고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흐름이 끊겼다. 만약 성공했더라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기회에서 달아나지 못하면 위기를 피할 수 없다. 울산은 후반 32분 이명재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2차전으로 돌려세웠다. 결국 울산이 홈이점과 한 차원 높은 집중력으로 전북을 제압했다. 울산은 지난 시즌 K리그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그 흐름이 ACL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시즌 후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김태환은 볼을 잡을 때마다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후반에도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조현우의 잇따른 선방쇼가 빛을 발했다. 전북은 비니시우스, 전병관 등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