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적신 클린스만 감독, 故 베켄바워 추모 "아버지 같았던 분…덕분에 월드컵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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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눈시울 적신 클린스만 감독, 故 베켄바워 추모 "아버지 같았던 분…덕분에 월드컵 우승"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서형권 기자
프란츠 베켄바워. 게티이미지코리아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의 별세를 추모했다.
9일(한국시간) 여러 현지 매체는 베켄바워가 별세했다고 전했다. 1945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난 베켄바워는 2019년부터 병세가 악화되며 향년 79세로 삶을 마쳤다.
베켄바워는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월드컵을 우승한 인물 중 하나다. 서독 대표팀에서 1965년과 1977년까지 103경기를 뛰며 14골을 기록했고 1974년 선수로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1990년 대회 우승을 이끌며 독일 지휘봉을 잡은지 6년 만에 세계 정상에 다시 올랐다.
프로 커리어도 대단했다. 분데스리가가 처음 출범하기 전부터 바이에른뮌헨을 이끌었고 분데스리가 3연패와 유러피언컵(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바이에른에만 1964년부터 1977년까지 오랜 기간 활약했다. 말년에는 미국으로 넘어가 뉴욕코스모스에서 커리어를 이어갔고 세 차례 우승컵을 들었다. 이후 독일 함부르크로 돌아와 분데스리가 정상에 다시 오르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인연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시절 바켄바워와 함께 1990년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다. 당시 클린스만은 월드컵 7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독일의 우승을 도왔다.
클린스만 감독도 바켄바워를 추모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전지훈련 중인 클린스만감독은 9일 오전 훈련 전 훈련장에서 "오늘이 나에게는 매우 슬픈 날이다. 베켄바워 감독님은 나에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고 축구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준 나에게 매우 중요한 분이시다.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들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자"라는 멘트로 눈시울을 붉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저뿐만 아니라 쾨프케 코치에게도 아버지 같은 분이시다. 1990년 독일 월드컵 우승을 거둘 때 아주 중요한 분이셨다. 한시대를 풍미한 선수였고 독일에서는 그 누구보다 리더였고 어른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라며 베켄바워를 회상했다.
이어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역사상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분이 없으셨다. 선수로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감독으로서 모두의 우상이었다. 늘 감사할 줄 아는 분이었고 늘 모든 사람들을 존중해줬다. 우리 세대 선수들에게 멘토 같은 분이셨다. 2006년 독일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때도 많은 부분에서 앞장서서 많은 힘을 쏟으셨다. 아주 소중한 분을 잃은 걸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