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1세 좌완 150km 파이어볼러가 다시 기름칠을 시작했다…첫 술에 배부르랴 '운명의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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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KIA 21세 좌완 150km 파이어볼러가 다시 기름칠을 시작했다…첫 술에 배부르랴 '운명의 9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을 거예요.”
KIA는 3일 인천 SSG전서 역시 타선의 막강한 기세를 앞세워 스윕을 달성했다. 최근 워낙 뜨겁다 보니 집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날 KIA는 승패를 떠나 이 선수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21세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 8월 22일 수원 KT전서 4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사구 2실점으로 물러났다. 투구내용보다 3회부터 패스트볼 구속이 갑자기 130km대로 떨어지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의도적인 완급조절이 아니라 어깨에 불편함이 감지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의학적으로 이상소견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의리 역시 추가로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병원에선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김종국 감독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쪽을 택했다.
운 좋게 이의리의 대체 선발투수를 써야 하는 날 우천취소가 됐고, 이의리는 3일 경기서 돌아왔다. 성적은 3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볼넷 4실점. 추신수에게 1회말 리드오프 홈런을 내준 건, 실투라기보다 보더라인으로 들어오는 코스를 추신수가 잘 친 것이었다. 2회말 광주일고 시절 배터리였던 조형우에게 구사한 체인지업은 다소 높게 들어갔다.
홈런 두 방 말고 피안타 2개에 볼넷 3개였으니 나쁜 내용은 아니었다. 더구나 실전 등판 이후 아프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었다. 그리고 구속을 다시 최고 150km까지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등판 이후에도 별 다른 이상징후가 없었다.
이 경기를 중계한 MBC 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이날만큼은 KIA가 이의리를 조기에 뺄 생각을 하고 경기플랜을 짰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귀 후 첫 등판이니 투구수 제한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아무래도 투수에게 민감한 어깨 이슈이다 보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1~2년 쓰고 말 투수가 아니라 양현종의 대를 이을 차세대 토종에이스다. 아프면 손해다. 전반기에 윤영철과 함께 한 차례씩 1군에서 뺐던 이유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복귀전서 기름칠을 했더니 이상 없이 기계가 돌아간 것처럼, 이의리의 팔과 어깨에서 다시 에너지가 정상적으로 뿜어져 나온 게 확인됐으니 다음 등판부터는 더 좋은 내용을 기대하는 게 무리가 아니다.
더구나 KIA는 현재 마리오 산체스의 부재로 5선발 가동이 안 된다. 기존 선발투수들에 주 1회는 대체 선발로 돌아가야 한다. 당장 이번주에 두산, LG와 합계 7연전이다. 대체 선발이 무조건 두 차례 들어가야 한다. 이미 물량공세를 계획 중이지만, 아무래도 기존 4선발이 나올 때 최대한 승수를 챙겨야 한다.
지금은 타선이 마운드의 아킬레스건을 상쇄하고도 남지만, 144경기 내내 타선이 10안타, 10득점씩 올릴 수 없다. 에이스 토마스 파노니는 어느 정도 계산이 되고, 윤영철에겐 크게 바랄 수 없다. 양현종이 양현종답게 돌아온 건 호재다. 그렇다면 이의리의 잔여시즌 퍼포먼스가 KIA 경기력의 안정성을 올려줄 수 있는 마지막 변수다.
이의리는 22일로 예정된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에 응한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둔 KIA가 결승이 열릴 10월 7일 이후에도 중요한 일정을 소화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의리가 아시안게임 결승 이후 돌아와서 컨디션을 찾고 실전 등판이 가능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이이리에겐 9월 잔여 등판이 중요하다. 여기서 남아있는 힘을, 아프지 않는 선에서 짜내야 한다. 이의리가 9월 KIA 행보의 최대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