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끝날 때까지는 모른다"…FA 앞두고 '3할+15홈런' 그러나 전준우는 '팀 퍼스트'를 외쳤다 [MD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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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진짜 끝날 때까지는 모른다"…FA 앞두고 '3할+15홈런' 그러나 전준우는 '팀 퍼스트'를 외쳤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끝날 때까지는 모르는 거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홈 맞대결에서 좌익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최근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 입장에서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와 6연전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종운 감독 대행은 경기에 앞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고, 일단 첫 단추를 잘 뀄다.
2연승의 중심에는 전준우가 있었다. 전준우는 1회말 2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한화 선발 리카드로 산체스를 상대로 2루수 땅볼을 기록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첫 타석의 결과는 아쉬웠지만,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전준우는 3이닝 무실점으로 순항하던 산체스를 상대로 2B-0S에서 3구째 140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로 연결되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전준우의 방망이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시속 169.7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이 홈런은 시즌 5번째 전구단 상대 홈런으로 이어졌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준우는 2-0으로 앞선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산체스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을 기록하면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롯데의 3-0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이종운 대행은 경기후 "타석에서는 전준우가 균형을 깨는 홈런을 쳐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전 구단 상대 홈런 축하한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전준우는 '전구단 상대 홈런'이라는 말에 "몰랐다. 의식도 하지 않았고, 아예 몰랐다. 어떻게 보면 기록보다는 홈런 갯수가 더 중요한데, 그래도 전구단 상대로 홈런을 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며 "오늘 산체스의 공이 너무 좋았다. 불리한 카운트여서 빠른 공을 노렸는데, 슬라이더 실투가 와서 타구가 넘어갔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28일 SSG와 KIA가 모두 패하면서 롯데는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과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준우는 "어떻게 보면 우리는 부담이 없다. 마음을 조금 편하게 먹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부담이 없기 때문에 위만 보고 올라가면 된다"며 "그래서 선수들의 경기력도 조금 더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정대선과 서동욱 등의 활약이 선수단 내에서 '경쟁심'을 유발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그는 "(정)대선이나, (서)동욱이 등 신인 선수들이 올라와서 잘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선수들이 와서 하니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우리는 경쟁이다. 나도 경쟁이고, 다른 선수들도 경쟁이다. 어느 선수던 올라와서 잘해버리면 자리가 없어진다.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전준우는 "자리를 비우는 순간 자신의 자리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그렇게 해왔다. 어린 선수들도 그런 마음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팀이 더 좋아진다. 모두 잘해주고 있어서 보기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5강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모든 팀들과 선수들 처럼 전준우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있지만, 개인보다는 팀 성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준우는 "FA는 동기부여다. 3할을 쳐서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에 팀이 먼저 잘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항상 경기가 끝난 후에는 '오늘은 어떻게 되고 있나'하면서 순위표를 본다. 주위에서는 '이제 거의 다 끝났다'고 이야기를 하시지만, 정말로 끝날 때까지는 모르는 것이다. 일단은 우리가 잘해야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