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울산, 1년 전 조호르 텃세 복수 성공…포항은 ACL 3연승→16강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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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10명’ 울산, 1년 전 조호르 텃세 복수 성공…포항은 ACL 3연승→16강 청신호
조호르전 선제골의 주인공 정승현. 사진=프로축구연맹울산 현대 선수들이 조호르를 꺾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승리한 포항.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상대로 1년 만의 리벤지 매치에서 웃었다. 포항은 3연승을 질주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조호르와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I조 3차전 홈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울산은 이날 승리로 ACL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 3연승을 거둔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했다.
아울러 최근 공식전 4경기 무승(2무 2패) 늪에 빠진 울산은 조호르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4경기 무득점에서 탈출한 게 호재다.
조호르를 상대로 통쾌한 복수도 성공했다. 울산은 지난해 ACL 조별리그에서 조호르에 2패를 당해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울산이 속한 조가 말레이시아에서 경기했는데, 조호르는 울산에 잔디 상태가 엉망인 훈련장을 제공하는 등 텃세를 부렸다. 1년 만에 안방에서 그날의 설움을 씻은 것이다.
울산은 조호르를 상대로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에 김지현, 2선에 아타루, 이동경, 루빅손이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김성준과 보야니치가 짝을 이뤘다. 포백 라인은 설영우, 임종은, 정승현, 김태환이 구축했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울산이 골을 터뜨렸다. 루빅손이 코너킥 키커로 나서 볼을 올렸고, 뒤쪽으로 돌아 뛰던 정승현이 차 넣으며 울산에 리드를 안겼다.
골 잔치가 벌어졌다. 첫 골을 도운 루빅손이 전반 12분에는 해결사 노릇을 했다. 이동경의 전진 패스가 상대 수비수 맞고 전방으로 쇄도하던 루빅손 앞에 떨어졌다. 루빅손은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조호르 골문을 열었다.
불과 두 번째 골이 터진 6분 뒤 또 한 골이 터졌는데, 주인공은 루빅손이었다. 센터백 정승현이 후방에서 왼쪽 측면으로 뛰던 루빅손에게 넘긴 롱패스가 정확히 배발됐다. 볼을 받은 루빅손은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서서히 진입해 수비수 한 명을 완벽히 따돌린 뒤 침착한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울산이 조호르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루빅손(가운데)이 조호르를 상대로 멀티 골을 기록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일찌감치 3점 차 승부가 울산 쪽으로 기운 듯했지만, 전반 36분 김태환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루빅손을 빼고 이명재를 투입하며 후방을 강화했다.
조호르는 후반 8분 베르그송이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 골문을 열었다. 추격이 시작되는 듯했지만, 거기까지였다.
ACL 3연승을 질주한 포항. 사진=프로축구연맹포항은 같은 날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ACL 조별리그 J조 3차전에서 지난해 ‘ACL 챔피언’ 우라와 레즈(일본)를 2-0으로 눌렀다. 조별리그 3연승을 달린 포항은 조 1위를 사수했다.
부상자가 대거 발생한 포항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에 제카, 2선을 김승대, 고영준, 정재희에게 맡겼다. 3선은 한찬희와 김종우가 짝을 이뤘다. 수비진은 박승욱, 박찬용, 하창래, 신광훈이 구축했고, 골문은 황인재가 지켰다.
좀체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포항이 전반 22분 우라와 골문을 열었다. 김승대가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절묘하게 떨군 볼을 쇄도하던 정재희가 점프해 오른발로 차 넣었다.
선제골의 주인공인 정재희는 전반 27분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고, 김인성이 대신 피치를 밟았다. 전반에는 추가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4분 만에 포항이 1골 더 달아났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질주한 김인성이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쇄도하던 제카가 센스 있게 볼을 흘렸고, 뒤이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던 고영준이 왼발 인사이드로 편하게 밀어 넣었다.
우라와 레즈를 무너뜨린 정재희. 사진=프로축구연맹고영준이 우라와를 상대로 득점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경기 후 김기동 포항 감독은 “리그와 ACL 모두 부상자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부상자 이야기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경기에서 좋은 팀으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단, 좀 더 넣을 수 있는 상황에서 결정력이 부족했던 게 아쉬웠다. 계속해서 리그와 ACL 모두 선수들과 함께 잘 치러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클럽팀 간 대결이었지만, ‘한일전’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그는 “국가대항전에 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클럽대항전도 한일전이다 보니 다른 경기보단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일본과 한국의 축구 스타일은 다르기 때문에 누가 낫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일본 선수가 갖지 못한 것을 한국 선수가 갖고 있고, 한국 선수가 갖지 못한 것을 일본 선수가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체 투입돼 승리에 기여한 김인성은 “일본 원정에서 항상 어려운 경기를 했었는데 오늘 좋은 경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 경기 이후 한국에서 계속해서 중요한 경기가 이어진다. 오늘 경기를 승리함으로써 앞으로 한국에서 치를 중요한 경기들을 좀 더 수월하게 할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