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한창인데...' 내년 시즌 에이스 재계약 꺼낸 이유 "그런 마음이 참 좋다" 사령탑의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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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한국시리즈 한창인데...' 내년 시즌 에이스 재계약 꺼낸 이유 "그런 마음이 참 좋다" 사령탑의 신뢰
LG 오스틴(왼쪽)과 켈리.11일 염경엽 감독. /시진=뉴스1
염경엽 LG 감독.11일 염경엽 감독.
11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앞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11일 염경엽 감독의 모습. /사진=뉴스1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겨놓은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이 만약 3차전에서 패했다면 케이시 켈리를 4차전 선발로 앞세웠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령탑은 내년 시즌에도 켈리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만큼 켈리가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가 뛰어나며, 다른 선수들한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 것이다. 헌신과 희생. 어떻게 보면 남은 시리즈 동안 켈리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에 전하는 메시지로도 읽혔다. 사령탑이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가운데, 켈리와 재계약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아니었을까.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1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만약 3차전에서 패했다면 켈리가 4차전 선발로 나섰을 수 있었다"면서 "켈리와 김윤식을 모두 활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1차전에서 9회 클로저 고우석이 결승타를 허용하며 패배, 위기를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박동원이 8회 터트린 투런포를 앞세워 승리한 뒤 3차전에서는 오지환이 9회 역전 3점포를 작렬시키며 시리즈 전적을 2승 1패로 만들었다.
만약 LG가 3차전에서 패했다면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마크하며 사실상 위기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KT와 마찬가지로 LG 역시 불펜을 총동원했기에, 1패 이상의 타격을 입을 뻔했다. 여기에 더해 4차전까지 내줄 경우에는 1승 3패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상황.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최고 에이스 켈리가 사흘 휴식을 취한 뒤 마운드에 오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LG가 3차전을 가져가면서 순리대로 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당초 이번 한국시리즈 4선발로 내정됐던 김윤식이 정상적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7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출격했던 켈리는 5일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먼저 전날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만약 하나만 맞더라도 우리가 패했을 경기였는데, 승운이 따랐다. (이정용이 9회 폭투를 던진 뒤 막은 건) 그것이 다 하늘의 뜻이 아니겠는가"라면서 웃음을 지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는 3승째를 먼저 거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 3승을 먼저 올린 뒤 다음 경기에서 선취점을 뽑을 경우, 그동안의 시리즈들을 보면 상대 팀이 경기를 놓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 상대가 3승을 먼저 거둘 경우에는, 내가 아무리 파이팅을 외쳐도 선수와 코치 모두 가라앉아있는 것을 봤다. 따라서 3승을 먼저 올릴 경우에는 매우 유리하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켈리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켈리 본인은 되도록 5일 휴식을 취한 뒤 등판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 된다면 5이닝 정도 던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담스럽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하겠다고 하니, 그런 마음이 참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켈리는 지난 2019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뒤 올해로 KBO 리그 5년 차를 맞이한 장수 외인이다. 사령탑은 그런 켈리와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켈리는 올 시즌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마크했다.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올렸지만, 사령탑은 이런 자발적으로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태도를 보면서 더욱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프런트의 생각이 중요하지만, 나는 고민하지 않고 내년에도 함께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이 팀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게 다른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왔을 때 큰 힘이 된다. 1선발은 잘 구한 뒤 2선발로 켈리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본다. 또 새로운 구종(포크볼)도 개발했기에, 내년 시즌에는 삼진 비율도 높아질 것이라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염경엽 감독은 지난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서서 아웃 카운트 1개만 잡은 뒤 4실점으로 강판당한 최원태의 향후 활용 계획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는 6차전 선발로 나설 계획이다. 만약 어제 3차전에서 패했다면, 선발 투수를 모두 하루씩 당겨서 쓸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승리하면서 원래 계획했던 대로 간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8회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우석을 넣었다. 만약 고우석이 8회를 잘 넘겼다면 2이닝도 맡길 생각을 갖고 있었다. 8회 실점하면서 동점이 될 경우에는, 9회에 이정용을 투입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순리대로 8회 이정용, 9회 고우석을 그냥 차례로 투입했다가 실패하면 감독 입장에서는 욕을 덜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8회에 고우석을 투입한 건 모험이었다. 8회에 실점을 기록하지 않을 확률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이야기했다.
고우석은 3차전에서 39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다소 불안한 모습도 보였지만,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을 그대로 믿는다.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의 활용 방안에 대해 "본인이 괜찮다고 이야기한다면, 세이브 상황에 투입할 것이다. 어차피 고우석은 우리가 써야 할 선수"라면서 치켜세웠다. 다만 베테랑인 김진성과 좌완 함덕주의 상태가 좋지 않은 편이다.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의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경기에는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함덕주 역시 최대한 짧게 끊어주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번 4차전에서 모든 불펜 투수들이 대기한다고 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⅓이닝, 3차전에서 2이닝을 각각 소화한 유영찬도 대기한다. 염경엽 감독은 "내일은 휴식일이다. 불펜 투수들은 1이닝씩 짧게 끊어갈 것이다. 유영찬도 상황이 온다면 1이닝 정도는 나설 수 있다. 다만 김진성과 함덕주는 많이 던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윤식의 교체 시기에 대해서는 구위와 구속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 이후에는 이정용과 백승현을 준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