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기장 정말 안될까’ KBO·LG·두산 vs 서울시의 동상이몽, 잠실구장 6년 공백 해결책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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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주경기장 정말 안될까’ KBO·LG·두산 vs 서울시의 동상이몽, 잠실구장 6년 공백 해결책 마련한다
서울 잠실구장. /OSEN DB
서울 잠실구장. /OSEN DB
서울 잠실구장.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잠실 돔구장 공사 기간 사용할 대체구장을 두고 일어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KBO, 각 구단들이 협의체를 구성한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현재 LG와 두산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잠실구장 재건축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잠실구장은 2025년 KBO리그 시즌이 끝난 뒤에 해체되고 2032년 개장을 목표로 3만석 규모 돔구장이 건설된다.
잠실구장은 한국프로야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구장 중 하나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더불어 유이하게 프로야구 원년(1982년)부터 현재까지 프로구단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장으로 수도 서울에 위치했고 메이저리그 구장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광활한 크기, 유일하게 2개 프로팀이 함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하지만 프로야구 원년부터 사용된 구장이다보니 새롭게 건설된 다른 구장들과 비교하면 구장시설이 낙후되어 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잠실 지역에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조성하면서 잠실구장도 3만석 규모의 돔구장으로 재탄생할 기회를 얻게 됐다. 건설비용은 약 50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문제는 2025년부터 2031년까지로 예정된 공사 기간 동안 LG와 두산이 사용할 구장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KBO와 LG, 두산은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계획에서 리모델링만 거치고 존속되기로 결정된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사용하기를 원했지만 서울시는 공기 연기 문제와 팬들의 안전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LG와 두산이 대체구장을 사용해야하는 기간은 무려 6년으로 결코 짧지 않다. 서울시는 서울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 목동구장을 비롯해 인천 SSG랜더스필드, 수원 KT위즈파크 등 수도권에 위치한 다른 구장들을 대체구장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지만 현실적으로 LG와 두산이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고척돔은 이미 키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장이다. 만약 LG와 두산 중 한 팀이 고척돔을 사용하기로 합의를 이뤄내도 다른 한 팀은 여전히 구장을 찾아야하는 문제가 있다. 목동구장의 경우에는 현재 아마추어 전국대회가 개최되고 있는 구장이며 오후에는 주변 주거지역에 소음이 심하다는 이유로 야간경기가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LG와 두산이 서울을 떠나 인천이나 수원으로 가는 것도 부담이 크다.
서울시의 잠실 돔구장 계획 발표 이후 야구팬들은 돔구장 건설 소식을 반기면서도 LG와 두산의 대체구장 문제에는 의문을 표했다. 현재 서울시의 발표는 현실적으로 대안이 전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서울시는 지난 25일 잠실구장의 대체구장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의체에는 서울시, KBO, LG, 두산, 건설과 안전분야 전문가가 참여한다.
KBO와 LG, 두산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대안은 리모델링이 되는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을 대체구장으로 사용하고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서울올림픽주경기장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확보해달라는 것이다. 다만 서울시에서는 이 방안을 채택할 경우 관중들의 출입로가 제한적이라 안전사고가 우려되며 공기가 최대 1년 이상 늦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서울시가 대체구장 문제를 인식하고 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서울시, KBO, LG와 두산이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