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차유람 "다시 당구 친다니까 아이들이 더 좋아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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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돌아온 차유람 "다시 당구 친다니까 아이들이 더 좋아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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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정치인’ 생활을 청산하고 본업인 ‘당구선수’로 돌아온 차유람(37)은 한층 표정이 밝아 보였다. 본인이 진짜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느껴졌다.
차유람은 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에서 679일 만에 선수로 등장했다.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한 이날 복귀전에서 ‘여자 3쿠션 1세대 선수’ 오지연을 23이닝 만에 25대10으로 누르고 다음 단계로 진출했다. 에버리지가 1.087일 정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차유람은 10대 시절부터 한국 여자 포켓볼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였다. 이후 2019년 프로당구 출범과 함께 3쿠션으로 전향했다. 세 시즌 간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개인 투어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팀 리그에서 소속팀 웰컴저축은행의 2021~22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내던 2022년 5월, 차유람은 선수 은퇴와 동시에 전격적으로 정계 진출을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정계 진출에 설왕설래도 많았다. 결국 1년 10개월 만에 정치를 떠나 다시 본업인 당구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차유람은 복귀전을 마친 뒤 그동안 말하지 못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큰아이에게 ‘엄마 다시 당구할 거 같아’라고 했더니 ‘우와’라고 하더라”며 “내가 최근에 TV에 나오지 않으니까 서운했나 보더라. 학교에서 엄마가 당구선수라고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차유람은 정치에 몸담은 이후 한동안 큐를 잡지 않았다. 이번 복귀전을 위해 1년 반 만에 다시 큐를 잡았다고 했다. 그는 “‘경기에서 1점이라도 맞출 수 있을까’, ‘창피당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긴장감이 나를 각성시켜 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치 입문을 발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선수 복귀도 ‘깜짝 발표’로 이뤄졌다. 더 준비기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왕 돌아가기로 결심한 만큼 한번 도전해 보자’라고 마음을 바꿨다.
차유람은 “선수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체육 행정 쪽으로 일을 하고 싶었고, 체육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며 “돌아보니 큐를 잡고 공을 쳤을 때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로서 준비되지 않았던 것 자체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첫 경기에 이겨서 한시름 놓았다”고 말한 뒤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당구를 떠난 동안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추억도 많이 쌓았다는 차유람은 당장 언제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내진 않았다. 다만 계속 발전하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드러냈다.
차유람은 “일각에서는 ‘할 수 있겠어?’라고 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고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며 “사실 LPBA에 강한 상대가 많아져서 더 설렌다. 나도 빨리 성장해 그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 멋진 경기를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