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전 통역사 안 봐서 좋다" 야구장 관계자 반색…흡연공간 요구 등 갑질 폭로 [단독]

"오타니 전 통역사 안 봐서 좋다" 야구장 관계자 반색…흡연공간 요구 등 갑질 폭로 [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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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전 통역사 안 봐서 좋다" 야구장 관계자 반색…흡연공간 요구 등 갑질 폭로 [단독]



17129309383403.png(LA에인절스 시절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그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오타니의 전 통역사를 더 이상 안 보게 돼서 좋다. 덕분에 일이 수월해졌다"

오타니 쇼헤이(30. LA다저스)의 은행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원) 이상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해고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또 다른 행적이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메이저리그 야구장 관계자는 12일(한국시간)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미즈하라는 우리 야구장으로 원정경기를 올 때 마다 자신만 사용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요구했다"며 "그는 그곳에서 금지된 흡연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야구장은 물론 실내 공간에서는 담배를 필 수 없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경우 흡연자를 위해 제한된 장소에서의 흡연은 용납해준다.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몇몇 한국선수들도 경기 중 더그아웃 바로 뒤쪽에 있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핀다.

하지만 이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만 허용된 것이다. 그럼에도 미즈하라는 과거 LA에인절스 시절 원정경기를 가면 원정팀 클럽하우스를 관리하는 야구장 관계자들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독립된 공간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공간은 오롯이 자기만 사용했다고 한다.

관계자는 "에인절스가 원정경기를 마치고 떠나면 미즈하라가 사용한 공간에 박힌 담배냄새를 제거하느라 수고한 기억이 여러 번 있었다. 그를 더 이상 안 보게 돼서 좋다. 덕분에 일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립된 공간을 제공해 달라는 등의 특별한 요구를 할 경우 일반적인 사람들은 미안해 하거나 정중한 자세로 부탁한다. 하지만 미즈하라는 마치 자신이 오타니라도 되는 듯 거만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시절 몸 담았던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영어권 용병선수의 통역을 했다. 그것이 인연이 돼 오타니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그의 통역으로 함께 미국에 진출했다.

17129309414651.png(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 시절의 오타니)17129309463567.png(닛폰햄 파이터스 시절의 오타니)


둘은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와 통역 이상의 긴밀한 관계로 화제를 모으며 여러 번 미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일부언론은 미즈하라가 스포츠 통역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치켜 세웠다.

일본에서는 이런 미즈하라의 캐릭터 티셔츠까지 제작해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쏟아진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배신했다. 가장 가까웠던 오타니를 감쪽같이 속이며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안겼다.

LA타임즈 등 미국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틴 에스트라다 미 연방검사는 12일 마즈하라를 은행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소장에 따르면 마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올 1월까지 총 4070만 달러(약 557억원)를 잃었다.

그 결과 미즈하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원) 이상을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스포츠키다(Sportskeeda)는 지난해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관계에 대해 보도하며 "그들의 우정은 직업적인 유대관계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미즈하라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오타니와 오프시즌에도 함께 지낸다. 1년 365일 늘 그의 곁에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쌓인 둘의 관계가 얼마나 가깝고 견고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7129309476797.png(지난 2월 LA다저스 스프링캠프에 함께 출근하는 오타니(오른쪽)와 그의 통역)


매체는 또 "미즈하라가 시즌 중에는 불펜에서 직접 오타니의 공을 받기도 한다. 야구를 포함한 다수의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선수들의 언어장벽이 흔하게 존재하지만 오타니가 미국 진출 후 빠르게 스타덤에 오르면서 통역의 역할이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며 "미즈하라는 단순히 기자회견이나 언론과의 교류업무 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 내에서 팀 동료들과 의사 소통은 물론 오타니와 코칭스태프간 연락 담당 역할도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타니가 상대할 상대팀 타자들과 투수들에 대한 전력분석 내용을 브리핑하는 것도 미즈하라의 몫이기도 하다. 때문에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단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미즈하라의 헌신도 적지 않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매체는 이어 "오랜 시간 야구계에서 쌓아온 미즈하라의 일본어와 영어에 대한 지식과 친숙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미즈하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이 모든 것을 헛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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