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월드컵 전패' 변성환 감독 "이번 대회는 실패…책임은 내게 있다"

'U-17 월드컵 전패' 변성환 감독 "이번 대회는 실패…책임은 내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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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전패' 변성환 감독 "이번 대회는 실패…책임은 내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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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번 대표팀은 실패했다."

한국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전패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 대회 지휘봉을 잡은 변성환 감독이 책임을 깨끗하게 인정했다.

변 감독은 지난 18일 대회 조별리그 E조 최종전 부르키나 파소와의 맞대결에서 1-2로 패한 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3경기 모두 우리가 준비한 것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대회였다"며 "이번 대표팀 결과는 실패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 감독은 실패의 원인을 선수들에게 돌리진 않았다. 그는 "절대 우리 선수들의 실패는 아니다. 감독인 나의 실패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 1987년, 2009년, 2019년에 기록했던 최고 성적 8강을 넘어 4강 이상을 노렸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U-17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미국에 1-3으로 무너진 뒤 프랑스에 0-1로 졌다. 이어 최종전 부르키나 파소와의 격돌에서도 1-2로 지면서 승점1도 얻지 못했다.

한국이 U-17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2007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해 1승 2패로 탈락한 뒤 처음이다. 조별리그 3전 전패는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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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감독은 "결과가 선수들의 성장보다 중요하냐"는 현지 취재진 질의에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만 생각했다면 짧은 패스로 만들어가는 방식의 공격 축구를 시도하지 않고, '선수비 후역습'을 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좋은 축구를 하면서 결과까지 따랐다면 선수들의 성장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지도자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앞으로 더 좋은 지도자, 한국 축구 발전에 더 기여하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변 감독은 내용 면에선 발전이 있었다고 자평했으나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졸전이었다.

한국은 미국전에선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전반 35분 김명준의 득점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후반전에 미국에게 주도권을 내줬고, 후반 4분 크루스 메디나와 후반 28분 베르키마스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2차례 골대 불운과 후반전 크게 떨어진 경기력에 발목을 잡혔다. 

프랑스와 2차전에서도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전반 2분 만에 마티스 아무구가 중거리 슛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선제 실점 이후 만회를 위해 계속해서 프랑스를 몰아 붙였다. 후반 13분에는 진태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더욱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후반 막판까지 경기를 뒤집지 못한 한국은 결국 조별리그 첫 두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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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프리카 팀과의 경기에선 더욱 미진한 경기력을 펼쳤다. 부르키나 파소전에선 한 골을 넣은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였다.

부르키나 파소와의 경기를 앞두고 F조 멕시코가 뉴질랜드를 4-0으로 대파, 탈락이 확정된 탓인지 발이 다소 무거워 보인 한국 선수들은 공을 소유하고도 위협적인 장면을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전 공 점유율에서는 64%대 20%(경합 16%)로 앞섰으나 슈팅 수에서 1-7, 유효 슈팅 수에서 0-3으로 밀렸다. 공을 잡으면 빠르고 매섭게 한국 진영을 몰아치던 부르키나파소가 전반 24분 잭 디아라의 골로 먼저 앞서나갔다.

디아라는 역습 상황에서 발데 바의 전진 패스를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한국 골대를 갈랐다. 변성환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창우와 차제훈을 불러들이고 배성호(대전), 황은총(신평고)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줬는데, 이게 통했다.

후반 4분 배성호의 패스를 받은 김명준이 수비수를 등지고 왼쪽으로 돌면서 오른발 터닝슛을 날린 것이 골키퍼 손을 맞고 골대로 향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변성환호는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으나 역전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결승골은 부르키나파소의 차지였다. 후반 41분 아부다카르 카마라가 술레이마니 알리오의 전진 패스를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해 결승골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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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대각선 크로스를 김명준이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한 것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간 것이 아쉬웠다. 결국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90분 종료 휘슬이 울릴 때마다 어린 태극전사들은 고개를 푹 숙이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한국은 이번 대회 3전 전패를 기록하면서 본선에 참가한 아시아 5개국 중에서도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일본과 우즈베스키스탄, 이란은 나란히 각 조 3위를 기록한 뒤 각 조 3위 6개팀 중 상위 4팀에 주어지는 16강 토너먼트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본과 이란은 조별리그를 2승1패로 마쳤다. 우즈베키스탄을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일본도 폴란드와 세네갈을 잡으면서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우즈베키스탄도 아시아 연령별 대회에서의 강세를 세계 무대에서 이어 갔다.

이에 더해 개최국인 동남아 인도네시아도 비록 탈락했으나 2무 1패 성적을 올리며 나름대로 분전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보다도 승점에서 뒤지며 아시아 참가 5개국 중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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