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픈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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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3 00:00
너무 아픈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
박지성 ⓒ 뉴시스
홍명보 향해 야유 쏟은 울산 HD 서포터즈. ⓒ 뉴시스
[데일리안 = 김태훈 기자] 한국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도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박 디렉터는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MMCA: 주니어 풋살'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이번 사태 이후)첫 번째 드는 감정은 슬픔"이라며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아직도 축구 분야에 있지만,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커 축구인으로서 마음이 너무 아픈 상태"라며 입을 열었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선임한 과정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디렉터는 "안에 있던 사람들은 진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왜 이렇게 밖에 될 수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이런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한 이유는 필요하지 않느냐"며 "지금 맞닥뜨린 이 상황을 아무런 해결책 없이 넘어가면 안 된다. 해결책을 제시하고, 어떻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에 대한 것들을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 사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내려와야 한다, 말아야 한다를 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도 "회장이 스스로 선택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대안이 있느냐는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한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협회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재확립할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혼란 속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홍 감독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처음이라 어떤 결과를 맞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감독 선임을 번복하느냐 마느냐는 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결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분위기에서 (대표팀이)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절차대로 밟아서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기 때문에 당장 사실을 말해도 그 사실을 받아들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실에 입각해 일을 진행하고 그 과정 속에서 투명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쌓여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박 디렉터는 "박지성이라는 전 축구선수로서 한국 축구에 어느 정도의 책임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 축구를 배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