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빛내주면 좋을 것 같아서..." 황금장갑보다 더 빛난 2위. 34표차 패배에도 박수보낸 박찬호.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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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자리를 빛내주면 좋을 것 같아서..." 황금장갑보다 더 빛난 2위. 34표차 패배에도 박수보낸 박찬호. 오지환은 "너무 멋있는 친구" 화답[GG 현장]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가족과 함께 시상식 참석한 KIA 박찬호. 삼성동=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3.12.11/2023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박찬호가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2.11/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가족과 함께 시상식 참석한 KIA 박찬호. 삼성동=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3.12.11/
2023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렸다.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지환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2.11/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유격수 부문을 수상하고 있는 LG 오지환. 삼성동=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3.12.11/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유격수 부문을 수상하고 있는 LG 오지환. 삼성동=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3.12.11/
27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 LG 오지환과 KIA 박찬호가 KBO 수비상 유격수부문을 수상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3.11.27/27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 KIA 박찬호가 KBO 수비상 유격수부문을 수상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3.11.27/
[삼성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등의 품격이라고 할까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0명의 선수가 빛나는 황금장갑을 받았다. 하지만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참석자는 더욱 빛났다. 그리고 그 중엔 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있었다.
LG 트윈스 오지환과 최고 유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 박찬호는 몇번이나 수상을 바라고 온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오지환의 수상을 느끼고 있음에도 왔다고 했다.
박찬호는 11일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했다. 말끔한 수트 차림으로 온 박찬호는 다른 참석자들과는 다른 답을 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수상을 기대한다고 했지만 박찬호는 "갑자기 참석을 하게 됐다"라면서 참석한 이유를 묻자 "2등의 품격을 위해서"라고 했다.
수상할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박찬호는 "솔직히 아시잖아요"라며 투표를 한 기자들에게 "본인들에게 직접 여쭤 보세요"라며 자신의 수상이 쉽지 않다고 했다.
오지환과 KBO수비상을 공동 수상하면서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경쟁한 것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으로 봤다. 박찬호는 오지환과의 경쟁에 대해 "너무 좋다. 몇달 내내 계속 같이 언급되지 않았나"면서 "이제 나도 내가 생각했던 그런 선수에 한 발 다가섰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지금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즐겁다"라고 말했다.
올시즌 오지환과 박찬호는 최고 유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다.
박찬호는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리, 136안타, 3홈런, 52타점, 30도루, 73득점, OPS 0.734을 기록했다. 오지환은 타율 2할6푼8리, 113안타, 8홈런, 62타점, 16도루, 65득점, OPS 0.767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타율이 높고 득점과 도루에서 오지환을 앞섰다. 오지환은 홈런이 조금 더 많고 타점에서 앞섰다. 출루율(0.371-0.356)과 장타율(0.396-0.378)은 모두 오지환이 조금 더 앞섰고 그래서 OPS도 오지환이 더 높았다. 테이블 세터인 박찬호와 중심타자인 오지환의 역할이 달랐기에 투표자의 성향에 따라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
수비는 동률이었다.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을 공동 수상을 했다. 각 구단 감독, 코치 9명, 단장 등 구단 당 11명씩 총 110명의 투표로 결정되는 투표 점수 75%와 수비 기록 점수 25%를 합산하여 수상자가 결정됐는데 오지환과 박찬호가 동점을 기록했다. 오지환은 투표 점수에서 75점으로 박찬호(66.67점)를 앞섰다. 수비 점수에서는 박찬호가 20.83점으로 오지환(12.5점)을 이겼다. 총점 합산 결과 87.5점으로 동점.
박찬호는 올시즌을 돌아보며 부상을 아쉬워했다. "늘 '쟤는 어디 안다치냐'라고 할 정도로 안다치는게 나의 장점이었는데 야구가 잘되니까 다쳐버리더라"면서 "그게 너무 아쉬웠다. 안다쳤으면 얼마나 더 좋은 성적을 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부상이 너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 "사실 한번쯤은 구경와보고 싶었다"는 박찬호는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전혀 안하고 있다"라며 수상을 생각하고 온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끊임없이 언급됐던 선수로서 같이 자리를 빛내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박찬호는 "무엇보다 시상식의 풍경이 궁금했다. 나도 언젠가는 수상자로 와야하니까"라고 말한 뒤 시상식장으로 향했다.
이번 골든글러브에서 유격수 부문은 최소 득표차로 치열했다. 결과는 박찬호를 응원했던 팬들에겐 아쉽게도 예상대로였다. 오지환이 154표(52.9%)를 받았고, 박찬호는 120표(41.2%)를 얻었다. 차이는 34표에 불과했다. 그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뜻이었다.
오지환은 시상식이 끝난 뒤 박찬호가 수상하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서도 왔다는 것에 대해 "너무 멋있는 친구인 것 같다"면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리지만 내가 배워야될 것 같다. 존경심이 든다"라고 했다. 이어 "같은 야구인이고 후배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된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것 같다"며 "찬호가 3할을 치지 않았나. 야구장에서 야구적인 것도 물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시상식 후 표 차이를 듣더니 "나와 오지환 선배의 차이인 것 같다"면서 "꼭 내년이 아니어도 좋으니 야구 인생에서 언젠가는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 내가 오지환 선배를 쫓아가는 것보다 나를 쫓아오는 후배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계속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