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틀렸다고 한 조규성, '멀티골'로 또 증명→리그 1위, 득점 3위→라운드 베스트 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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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모두 틀렸다고 한 조규성, '멀티골'로 또 증명→리그 1위, 득점 3위→라운드
베스트 일레븐
조규성은 모두가 틀렸다고 말한 이적을 실력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미트윌란은 5일 오전 3시(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17라운드에서 비보르를 5-1로 대파했다. 이로써 미트윌란은 11승 3무 3패(승점 36)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핵심 공격수인 조규성은 토마스 토마스베르 미트윌란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선발로 출장했다. 조규성은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득점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리그 9라운드까지 5골을 터트리면서 최고의 출발을 보여줬다.
10라운드부터 17라운드까지는 다소 득점력이 주춤했다. 세밀한 축구보다는 단순한 공격 스타일을 펼치는 미트윌란이기에 조규성의 존재감은 계속해서 이어졌지만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리그 14라운드 흐비도브레전에서 득점가뭄 탈출에 성공했지만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 득점이었기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조규성이 시즌 초반만큼은 터지지 않아도 미트윌란은 엄청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리그 중상위권까지 떨어졌던 미트윌란은 9라운드부터 덴마크 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17라운드까지 7승 1무를 달리면서 리그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제는 슬슬 조규성한테도 필드골이 터저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길 무렵이었기에 조규성 필드골까지만 터진다면 시즌 전반기를 최고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미트윌란이다.
경기 초반부터 조규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8분 미트윌란이 역습을 시작했다. 프란쿨리누가 비보르의 좌측을 완전히 공략했다. 뒤에서부터 뛰어 들어온 조규성에게 크로스가 전달됐다. 하지만 조규성의 퍼스트 터치가 다소 아쉬웠고, 소유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조규성은 전반 10분 투지도 보여줬다. 조규성에게 롱볼이 향하자 몸싸움을 주저하지 않았다. 루즈볼 상황에서도 볼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이때 비보르의 그뢰닝이 거칠게 달려들면서 조규성을 공중에서 밀어버렸다. 그뢰닝은 팔꿈치로 조규성의 허리에 충격을 줬다. 충격을 받은 조규성은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섰다.
조규성의 두 번째 기회는 전반 14분에 찾아왔다. 파울리뉴가 좌측에서 과감하게 크로스를 올려줬다. 페널티박스에서 자리잡고 있던 조규성이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머리에 맞췄지만 헤더는 골대를 벗어났다.
조규성은 이타적인 플레이도 잘 보여줬다. 전반 16분 프란쿨리누의 크로스가 조규성에게 향했지만 다소 길었다. 조규성은 자신에게 수비 시선이 쏠리자 찰스에게 공을 내줬다. 완벽한 기회였지만 찰스의 슈팅은 빗맞고 말았다.
조규성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미트윌란은 선제 실점을 내줬다. 전반 30분, 비보르의 역습이 시작됐다. 세르지우, 에멘타에 이어 젠슨에게 공이 연결됐다. 젠슨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의 주인공은 조규성이었다. 전반 41분 조규성은 포스트플레이로 미트윌란의 공격을 조립했다. 오소리오에게 공을 넘겨준 조규성은 다시 침투해 프란쿨리누에게 크로스를 전달했다. 프란쿨리누는 코너킥을 얻어냈다.
조규성의 성실함으로 얻어낸 코너킥에서 미트윌란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페더르센 비보르 골키퍼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프란쿨리누의 얼굴을 가격하면서 반칙을 범했다. 키커로는 조규성이 나섰다. 조규성은 특유의 느릿한 템포 동작으로 출발했고, 강심장답게 가운데를 뚫어버리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3경기 만에 다시 골맛을 본 조규성은 곧바로 팬들에게 달려나가 손을 휘젓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조규성의 리그 7호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조규성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탄 미트윌란은 전반 종료 직전 오소리오의 미친 중거리 슈팅 득점까지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에도 미트윌란의 기세는 이어졌다. 후반 9분 코너킥이 짧게 연결됐다. 오소리오가 받아 강하게 연결했다. 프란쿨리누의 1차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지만 달스고르의 2차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비보르가 반격을 시작하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득점이 필요했던 시점, 조규성이 등장했다. 후반 21분 올슨이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조규성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조규성은 논스톱 감아차기 슈팅으로 멀티골을 신고했다. 정말 오랜만에 터진 조규성의 리그 필드골이었다. 조규성은 다시 한번 손으로 휘젓는 세리머니와 함께 팬들과 행복한 시간을 즐겼다.
조규성은 팀의 5번째 득점에도 관여했다. 롱킥이 전개되자 높이 뛰어올라 프란쿨리누에게 머리로 패스를 전달했다. 프란쿨리누가 치고 들어가서 중앙으로 볼을 보냈다. 브린힐드센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5-1 대승을 거둔 미트윌란은 리그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멀티골을 신고한 조규성은 득점 순위를 가파르게 상승시켜서 단독 득점 3위에 올랐다. 공동 1위인 알렉산더 린드와 니콜라이 밸리스와는 2골 차이다. 후반기에 좋은 기세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
조규성은 이날 볼 터치 35회, 키 패스 3회, 유효 슈팅 2회, 크로스 1회 성공, 롱 패스 1회 성공, 걷어내기 1회, 헤더 클리어 1회, 리커버리 1회, 지상 경합 2회 성공, 공중 경합 6회 성공,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조규성을 향해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9.1점을,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8.6점을 부여했다.
조규성은 덴마크 수페르리가 사무국에서 발표한 17라운드 베스트 일레븐에도 선정되면서 겹경사를 누렸다.
[실력으로 증명해낸 조규성]
조규성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후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유럽 빅리그의 관심을 받았다. 마인츠에 셀틱 등 국내 축구팬들도 이름만 들어도 아는 팀에서 제안을 넣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심사숙고 끝에 전북 현대에 잔류했다.
조규성은 몸을 다시 만들고, 유럽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여름 이적시장에 다시 유럽의 관심을 받았던 조규성은 망설이지 않고 도전을 결심했다. 그러나 몇몇 팬들은 조규성의 선택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럽 빅리그로 갈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하고는 유럽 축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없는 덴마크 리그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리그 최강팀인 FC 코펜하겐도 아닌 2010년대 중반부터 성적을 높이고 있는 미트윌란행이었다.
이를 두고 조규성은 "겨울에 마인츠나 셀틱을 가지 않은 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살면서 후회를 해본 적이 없다. 그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지는 것이다.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듣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서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보였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이적 후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내면서 팀을 리그 1위로 이끌었다.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미트윌란의 리그 우승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덴마크 리그 우승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차예선 진출권도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