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이 너무…” 이승엽조차 탄식, 공룡들 金유격수에게 가을야구는 놀이터? ‘좋은 예감’[준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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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김주원이 너무…” 이승엽조차 탄식, 공룡들 金유격수에게 가을야구는 놀이터? ‘좋은 예감’[준PO]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0까지 좋았는데, 1사 3루서 조수행의 강습타구를 김주원이 너무 잘 포구했다. 4-0으로 못 달아난 게 아쉽다.”
NC 다이노스의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주원(21)은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을 앞두고 “큰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지 얼마 안 됐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얼마 후라 포스트시즌이라는 느낌이 없다. 그런 대회를 경험하니 성장한 것 같고 여유도 생겼다”라고 했다.
강인권 감독은 첫 풀타임 유격수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눈 딱 감고 김주원을 밀어붙였다. 127경기서 타율 0.233 10홈런 54타점 56득점 15도루 OPS 0.668 득점권타율 0.267. 실책은 무려 30개였다. 예상대로 장기레이스의 벽은 거대했다.
이 시련이 정작 항저우에서 약이 됐다. 대회 중반 박성한(SSG)을 제치고 주전 유격수로 승격되더니 연일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그렇게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어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스스로 위와 같이 얘기할 정도이니, 항저우아시안게임은 김주원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국제대회로 남았다.
김주원의 상승세는 와일드카드결정전으로 이어졌다.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수비에서도 3유간 깊숙한 타구의 안정적인 처리부터,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커버 범위를 자랑했다.
심지어 적장 두산 이승엽 감독조차 김주원의 수비에 탄식을 내뱉었다. 실제 두산이 2-0으로 앞선 2회초 1사 3루서 조수행의 타구를 전진 수비하다 처리,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두산은 실제 당시 추가점을 못 올렸다. 물론 3회에 1점을 올렸으나 경기흐름까지 완전히 가져가지 못했다. 결국 NC는 0-3으로 뒤진 4회말에 서호철의 좌월 그랜드슬램과 김형준의 백투백 솔로포를 더해 승부를 장악했다.
전진 수비라서 처리하기 어렵지 않은 타구로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김주원이 자신의 몸 앞에서 안전하게 포구한 타구가 아니었다. 자신의 기준 왼쪽으로 향하는 타구를 순간적으로 글러브를 옆으로 돌려서 받아낸 것이었다. 이승엽 감독 말대로 쉬운 타구가 아니었다.
그런 김주원을 바라보는 대선배 손아섭은 흐뭇하다. 실제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을 앞두고 기대하는 선수로 김주원을 찍었다. 손아섭은 “큰 경기 다녀오고 여유가 눈에 보일 정도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런 게 크다.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주눅들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게 포스트시즌 데뷔를 성공적으로 했다. 이젠 준플레이오프서 박성한과의 유격수 맞대결이 성사됐다. 김주원도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을 앞두고 “수비가 제일 중요하다.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 무너진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재미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김주원./창원=김건호 기자 [email protected]
이번 포스트시즌은 차세대 국가대표급 유격수의 탄생을 의미하는 무대일 수도 있다. 현재 KBO리그 유격수 1인자는 단연 오지환(LG 트윈스)이다. 2인자는 박성한과 박찬호(KIA 타이거즈)의 싸움이다. 김주원이 2인자 구도에만 들어가면 대성공이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