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의 앤드원] 24-25 프리뷰(26): 미네소타, 에드워즈 시대의 도래
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26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빅딜을 단행하며 앤써니 에드워즈의 팀으로 변모한 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야.
23-24 미네소타 REVIEW
정규시즌 : 56승 26패, 서부 3위
플레이오프: 서부 결승 탈락(vs 댈러스, 1승 4패)
공격효율지수: 114.6(17위)
수비효율지수: 108.4(1위)
공수효율마진: +6.3(3위)
지난 시즌 미네소타는 무려 20년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어. 서부 결승에 진출하면서 우승을 노리는 컨텐더로 거듭난 거지.
케빈 가넷, 라트렐 스프리웰, 샘 카셀 등이 팀을 이끌던 2004년 플레이오프 이후 무려 20년 만이야. 1989년에 창단한 미네소타 프랜차이즈 역사 전체를 따져봐도 두 번째고.
가장 큰 원동력은 수비였어. 수비효율지수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야투 허용률, 2점슛 허용률, 실점에서도 1위에 올랐고 대부분의 수비 카테고리가 리그 최상위권이었지.
첫 시즌엔 시너지가 크지 않았던 칼 앤써니 타운스-루디 고베어 조합도 달라졌어. 공수에서 모두 시너지가 만들어졌지. 미네소타는 페인트존 실점 2위, 세컨드 찬스 실점 4위에 오르면서 페인트존을 거의 철옹성처럼 지켜냈어. 그 중심에 섰던 루디 고베어는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됐고.
여기에 앞선에서도 마이크 콘리, 제이든 맥다니엘스가 수비를 하니 상대 입장에서 얼마나 숨이 막혔겠어. 벤치에서 나오는 니킬 알렉산더도 데뷔 초반 공격에 초점을 맞췄던 모습을 버리고 수비 카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
앤써니 에드워즈도 수비가 달라졌어. 예전에는 수비에서 아예 의지가 없거나 허둥대는 모습이 적지 않았거든. 그런데 지난 시즌엔 수비 집중력이 많이 올라왔더라고. 팀 수비도 열정적으로 이행하려고 하고. 그러면서 미네소타의 수비가 자연스럽게 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것 같아.
데뷔 시즌부터 이미 훌륭한 활약을 펼첬던 앤써니 에드워즈는 성장세를 이어갔어. 4년 연속 70경기 이상 출전했고, 지난 시즌엔 데뷔 후 처음으로 올-NBA 팀에도 입성했지. MVP 레이스에서는 7위를 차지하기도 했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확실히 올라선 거야.
순항했던 정규시즌과 달리 플레이오프에서는 또 한 번 한계를 느끼기도 했어.
1라운드에서 피닉스, 서부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덴버를 격파하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서부 결승에서는 타운스와 고베어의 대인 수비 약점이 드러났거든. 큰 몸을 활용해 공격을 펼치는 루카 돈치치의 위력을 제이든 맥다니엘스로 막기엔 무리이기도 했고. 결국 미네소타의 여정은 서부 결승에서 그렇게 마무리됐지.
2024 여름요약: 에드워즈의 시대
- 드래프트: 롭 딜링햄(8순위), 테렌스 섀넌 주니어(27순위), 바비 클린트먼(37순위)
- 트레이드: 줄리어스 랜들, 돈테 디빈첸조, 케이타 베이츠-디오프
- FA: 조 잉글스(1년 330만 달러), PJ 도지어(1년 260만 달러)
- 재계약: 루카 가자(2년 450만 달러)
- 주요 이탈: 칼 앤써니 타운스, 카일 앤더슨, 조던 맥러플린, 몬테 모리스, 웬델 무어 주니어, TJ 워렌
미네소타는 트레이닝 캠프 시작을 앞두고 전세계 농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빅딜을 터트렸어. 칼 앤써니 타운스를 뉴욕으로 트레이드했거든.
2015년 1라운드 1순위로 미네소타에 지명된 타운스는 미네소타에서만 9년을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야.
지난 시즌 미네소타의 20년 만의 서부 결승 진출에도 큰 공을 세웠었고. 공격에서는 앤써니 에드워즈와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루는 선수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선수를 갑자기 트레이드해버렸으니 모두가 깜짝 놀랄만 했지.
뉴욕과 합의한 딜이었는데, 나중에 샐러리 계산 문제로 샬럿이 끼면서 삼각 딜로 이뤄졌어.
줄리어스 랜들, 돈테 디빈첸조, 케이타 베이츠-디오프, 2025년 1라운드 지명권(from 뉴욕)이 미네소타로 왔어. 그리고 미네소타는 타운스를 뉴욕으로 보냈고.
당초 미네소타는 에드워즈-타운스-고베어 3인방으로 우승을 노리던 팀이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타운스 트레이드라니, 이상하지?
배경은 역시 돈 문제였어.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1억 6,452만 달러로 사치세 라인 아래였던 미네소타의 팀 연봉이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2억 달러 이상으로 급등했거든. 앤써니 에드워즈의 연장계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었어. 선수 영입에 제한이 생기는 세컨드 어프론 라인(1억 8,890만 달러)도 이미 넘은 상태였고.
알다시피 미네소타는 어마어마한 사치세를 쏟아 부을 만큼 부유한 팀이 아니야. 전 MLB 스타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과 구단 매각 취소 소송을 벌이고 있는 글렌 테일러 구단주는 예전부터 짠돌이로 유명했고.
이번 시즌 4,92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예정이었던 타운스를 내보내면서 미네소타는 연봉, 사치세를 합쳐서 2,650만 달러를 절약했다고 해. 엄청난 돈이지.
게다가 내년에 옵트아웃으로 FA가 될 수 있는 줄리어스 랜들이 나가면 미네소타의 팀 연봉은 더 줄어들어. 샐러리캡 관점에서는 유동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아주 좋은 딜이었던 셈이지.
다만 타운스가 나가면서 오펜스나 라인업 운영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해. 일단 줄리어스 랜들이 타운스처럼 3점슛이 좋은 선수는 아니거든. 지난 3년 동안 3점슛 성공률이 32.6%에 머물렀어. 같은 기간 3점슛 성공률이 40.4%에 육박한 타운스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지.
최근 3시즌 타운스 vs 랜들 야투 기록 비교
칼 앤써니 타운스: 야투율 51.4% / 3점 성공 2.1개 / 3점 성공률 40.4%
줄리어스 랜들: 야투율 44.5% / 3점 성공 2.1개 / 3점 성공률 32.6%
타운스가 역대 빅맨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슈터였던 만큼, 미네소타는 이번 시즌에 이 부분에 대한 손해는 피할 수 없을 거야. 타운스는 특유의 슈팅력 덕분에 앤써니 에드워즈와의 공존이 어렵지 않은 선수였거든.
하지만 반대로 랜들은 타운스보다 핸들러로서 활용도가 더 높은 선수이기도 해. 가드나 빅맨의 스크린을 활용해 림을 어택하고, 득점하고, 패스를 뿌리는 능력이 좋아. 그래서 고베어와의 빅-빅 픽앤롤이 꽤 위력적일 것 같아. 고베어와 함께 뛸 때 기동성 이슈도 조금 더 적은 편이고.
돈테 디빈첸조의 합류도 미네소타엔 정말 반가운 일이야.
디빈첸조는 2022-2023시즌에 골든스테이트에서 뛰면서 슈터로서 엄청난 성장을 했거든. 데뷔 당시부터 수비나 캐치앤슛이 모두 좋은 3&D 자원이었지만 골든스테이트에서의 1년 이후 슈팅력이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으로 올라왔어.
지난 시즌엔 무려 경기당 3.5개의 3점슛을 40.1%의 성공률로 메이드했지. 디빈첸조의 말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에 있을 때 커리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슈터로서의 팁을 많이 얻었다고 해. 볼을 잡을 때의 스텝이나 캐치 이후의 동작 등을 어깨 너머로 배웠다는 후문이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미네소타는 이전부터 디빈첸조 영입에 관심이 많았지만, 실제 이뤄지지는 못했다고 하더라고.
디빈첸조의 수비는 제이든 맥다니엘스와 큰 시너지를 낼 거고, 3점슛 생산력은 타운스의 슈팅 공백을 메워줄 거야. 어쩌면 이 트레이드로 미네소타가 얻은 가장 중요한 카드는 디빈첸조일지도 몰라.
한편 이번 시즌 미네소타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선수는 루키 가드 롭 딜링햄이야. 전체 8순위로 지명된 선수인데, 미네소타가 드래프트 당일에 무려 1라운드 픽 2장을 샌안토니오에 넘기면서 트레이드로 데려왔어.
185cm에 몸도 마른 편이어서 피지컬이 좋은 편은 아니야. 그런데 스피드, 볼 핸들링, 슈팅이 모두 대박이야. 이미 프리시즌부터 심상치 않은 장면을 많이 보여주고 있지.
현지에서는 제2의 루 윌리엄스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도 평가하고 있어. 샷 크리에이팅 능력이 워낙 좋아서 벤치 에이스로 활용하기에 너무 좋다는 평가야. 미네소타가 1라운드 지명권을 2장이나 내주면서 데려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지.
24-25 주요 로스터
가드: 마이크 콘리, 앤써니 에드워즈, 돈테 디빈첸조, 롭 딜링햄, 니킬 알렉산더-워커, 테렌스 섀넌 주니어, 제일런 클락 PJ 도지어
포워드: 제이든 맥다니엘스, 줄리어스 랜들, 조 잉글스, 조쉬 미놋, 케이타 베이츠-디오프
빅: 루디 고베어, 나즈 리드, 루크 가자
미네소타의 KEY 넘버
- 14.9
: 지난 시즌 미네소타의 공격이 리그 평균 수준에 머문 건 속도감이 떨어진 탓이야. 트랜지션 공격 빈도가 14.9%였는데, 이건 리그 28위에 불과한 수치였지.
새 시즌엔 공격 템포를 올릴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해. 새로 합류한 줄리어스 랜들, 돈테 디빈첸조 모두 이 부분에서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랜들은 수비 리바운드 후 직접 볼을 몰고 넘어오면서 공격 템포를 끌어올릴 수 있고, 디빈첸조는 트랜지션 공격 가담 능력이 좋은 선수지. 스피드가 워낙 뛰어나니까.
새 시즌에 트랜지션 공격만 업그레이드해도, 미네소타는 더 좋은 공격력을 가진 팀으로 바뀔 수 있을 거야.
- 37.9
: 미네소타는 줄리어스 랜들이 앤써니 에드워즈 같은 기존의 자원들과 안정적으로 공존하는 게 관건이야. 문제는 랜들이 볼이 없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공격수가 아니라는 거야.
지난 시즌 랜들은 스팟업 공격(볼을 가지지 않고 있다가 캐치하면서 전개하는 공격)의 포제션당 득점 생산이 0.956점에 불과했어. 리그 하위 37%. 그리고 스팟업 공격의 야투율은 37.9%에 불과했지.
즉 랜들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마 에드워즈의 손에서 나온 패스를 랜들이 효율적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은 별로 보지 못할 수도 있어. 기본적인 캐치앤슛 능력(성공률 34.2%) 자체가 좀 떨어지는 선수니까.
사실 랜들에게 가장 좋은 해법은 위에서도 언급한 트랜지션 공격이야. 포스트업(0.891점), 아이솔레이션(0.951점), 픽앤롤 핸들러(0.761점) 같은 세트 오펜스 대부분의 공격 옵션의 포제션당 득점 생산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트랜지션 공격만큼은 무려 1.217점으로 생산성이 무척 좋았거든.
그래서 랜들을 효과적으로 공격에서 활용하려면, 미네소타는 수비 리바운드 후 랜들의 빠른 공격 전개를 적극 활용해야 해. 루디 고베어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더라도 랜들이 먼저 패스를 받아서 치고 가는 식의 상황을 만들어도 좋을 거고.
사용법이 까다로운 랜들을 미네소타가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해.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