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스트라이커' 지루, 골키퍼로 세리에A 베스트11 선정…"새로운 재능 발견했다"

'정통 스트라이커' 지루, 골키퍼로 세리에A 베스트11 선정…"새로운 재능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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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스트라이커' 지루, 골키퍼로 세리에A 베스트11 선정…"새로운 재능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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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6722997402.jpg▲ 올리비에 지루가 골키퍼로 변신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골키퍼 자리에 공격수가 들어갔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잘 막는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10일(이하 한국시간) 2023-2024시즌 8라운드 베스트11을 발표했다. 언론과 팬들은 깜짝 놀랐다.

골키퍼에 낯익은 이름이 있었다. 바로 올리비에 지루.

유럽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라운드 최고의 골키퍼에 선정된 셈이다. 하지만 아무도 지루의 이름이 들어간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지루는 프랑스 출신의 베테랑 공격수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125경기 뛰며 54골을 넣었다.

역대 프랑스 대표팀 최다 득점자다. 티에리 앙리, 킬리안 음바페 등 전현직 간판 공격수들을 모두 제쳤다.

지루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 이름값은 여타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 떨어질지라도, 계속해서 득점하며 공격수로서 진가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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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6723021441.jpg▲ 원래는 공격수다.


아스널과 첼시를 거쳐 2021년부터 AC 밀란에서 뛰고 있다. 공격수 중에서도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193cm 큰 키에 단단한 신체능력, 언제 어디서든 골로 마무리할 수 있는 득점력을 지녔다.

특히 페널티박스 안에선 어느 누구보다 날카로운 공격수다. 숱한 국제대회에서 이를 증명했다.

프랑스 대표팀, 아스널, 첼시, 지금의 AC 밀란까지. 모두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2년까지 프랑스리그에서 뛰다 아스널로 이적하며 빛을 봤다. 매시즌 두 자릿수 득점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2018년엔 첼시로 이적했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조커로서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득점을 많이 했다. 특히 굵직한 대회, 중요한 경기마다 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가치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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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672303992.jpg▲ 올리비에 지루.


AC 밀란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이번 시즌 7경기 출전해 4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엔 13골 5도움으로 리그 득점 공동 5위에 올랐다.

1986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기량은 꺾이지 않았다. 여전히 세리에A에서 노익장을 과시 중이다.

이런 지루가 최고의 골키퍼가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지루는 지난 8일 AC 밀란과 제노아가 붙는 이번 시즌 세리에A 8라운드 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AC 밀란은 4-3-3 포메이션을 썼다. 오카포르, 요비치, 추쿠에제가 공격진을 이뤘다. 라인더스, 아들리, 무사가 중원에 포진했다. 포백은 테오, 토모리, 치아우, 플로렌치가 지켰다. 골문은 메냥이 버텼다.

지루는 후반 교체선수로 투입됐다. 포지션은 당연히 최전방 공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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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6723060348.jpg▲ 골키퍼로서 재능을 발견했다.


0-0 공방전이 꽤 길었다. 경기 막판에 가서야 AC 밀란의 골이 터졌다.

후반 42분 풀리시치가 무사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다. 1-0으로 앞서가자 AC 밀란이 수비를 잠그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AC 밀란 골키퍼 마이크 메냥이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저질렀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메냥이 무릎으로 상대 선수 얼굴을 가격한 게 드러났다. 주심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심판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메냥의 퇴장으로 AC 밀란은 수적 열세를 안았다.

단순히 1명이 준 것 이상의 타격이었다. AC 밀란은 교체 카드 5장을 다 쓴 상황이었다.

메냥을 대신해 들어갈 골키퍼를 투입 못한다는 의미. 어쩔 수 없이 뛰고 있는 선수들 중 누가 골키퍼 장갑을 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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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6723105375.jpg▲ 지루.


지루가 흑기사로 나섰다. 메냥의 골키퍼 유니폼, 장갑을 끼고 골문을 지켰다.

비디오판독으로 경기가 길게 지체됐기에 추가 시간은 많이 주어졌다. AC 밀란은 위기를 맞았다.

제노아로선 절호의 득점 기회.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를 통해 슈팅을 날렸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며 허술해진 AC 밀란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의외로 지루가 잘 버텼다. 골키퍼로서도 재능이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14분엔 몸을 날려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상대의 슈팅 기회를 저지했다. 제노아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AC 밀란의 1-0 승리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AC 밀란은 7승 1패 승점 21점을 기록했다. 리그 1위다.

세리에A 사무국은 짧았지만 임펙트가 컸던 지루를 베스트11 주전 골키퍼로 선정했다. 지루는선 선수 커리어에 독특한 이력을 추가했다.

골키퍼가 된 지루는 "지금까지 난 골 넣는 것만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상대 공격을 막고, 슈팅을 쳐냈을 때 기분은 골 넣는 것과 같더라. 정말 짜릿했다"고 새로 느낀 감정을 말했다.

AC 밀란은 한수 더 뒀다. 구단 홈페이지에 지루를 골키퍼 포지션으로 소개했다. 지루의 이름이 새긴 골키퍼 유니폼도 판매하며 마케팅 요소로 이용하고 있다.

골키퍼 지루의 유니폼은 매진됐다. 팬들의 반응은 굉장히 뜨겁다. 공격수 지루의 새로운 포지션을 반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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