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100개 이상 던지고 불펜은 연투…롯데 투수 혹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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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선발 100개 이상 던지고 불펜은 연투…롯데 투수 혹사 논란
이종운 감독대행 지휘봉 잡고 구승민 어깨 불편·김상수 부상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 9연전서 기적의 반등도 실패
- 선수 보호하며 미래 준비해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연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의 갑작스러운 자진 사퇴로 인해 일명 ‘프런트 야구’로 비난받더니 이제는 선수 ‘혹사’ 논란이 인다. 그 중심에는 이종운 감독대행이 있다. 이 대행은 과거 사령탑 시절에도 이와 비슷한 일로 구설에 오른 전력이 있어 팬들의 비판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8일 지휘봉을 잡은 이 대행 체제에서 롯데는 5승 5패를 기록했다. 특별히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일’이 없는 듯한 경기 운영으로 선수들이 혹사당하고 있다.
먼저 선발 투수들이 연일 100구 이상씩을 던져 어깨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애런 윌커슨은 3경기에 등판해 315구를 던졌다. 이 기간 3경기에 등판한 KBO리그 전체 투수 중 투구 수 1위다. 2경기에 등판한 박세웅은 216구를 던졌다. 출장 수가 같은 선수 중 전체 2위다. 찰리 반즈 역시 2경기에서 204구를 던졌다. 1경기에 나온 나균안은 113개나 던졌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을 겪은 나균안이지만 이 대행 체제에선 투구 수를 관리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존 슈나이더 감독이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류현진의 호투에도 80개 이상 던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에 비춰보면 나균안은 혹사 수준이다.
불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상수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올 시즌 63경기에 출전, 김진성(LG)과 함께 최다 경기 등판 1위에 올랐다. 그는 이 대행 체제에서도 연투에 나서는 강행군을 펼치다 결국 지난 8일 NC와의 경기 도중 쓰러졌다. 당시 3-2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는 9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급기야 9번째 공을 던진 후에는 오른쪽 허벅지를 부여잡은채 고통을 호소해 부축을 받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검진 결과 근육 파열 진단을 받아 사실상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이 대행은 김상수의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지 않았고, 볼을 남발하는 상황에서도 세 타자를 상대하도록 방관해 결국 화를 키운 셈이 됐다.
올 시즌 61경기 등판한 구승민은 잦은 출장으로 인해 지난 4일 경기 도중 어깨에 불편을 느껴 조기 강판했다. 2년 차 신인 진승현 역시 3연투에 나서는 등 불펜진에 걸린 부하가 임계치에 달했다.
이 대행은 과거 롯데 사령탑 시절에도 혹사 논란을 겪었다. 2015년 롯데 감독이던 그는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강민호를 1군에서 말소시키지 않고 대타로 기용했다. 사구에 손목을 맞은 김민하도 교체 없이 그대로 수비에 나서게 했다가 선수 본인이 스스로 교체 의사를 밝혀 뒤늦게 경기에서 빠졌다. 검진 결과 골절이었다.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도 손에 공을 맞아 피를 흘렸음에도 출전을 감행하게 했다.
또 부친의 건강 상태가 위중한 손아섭을 병원에 보내지 않고 출전시켜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일화도 유명하다.
올 시즌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물 건너 간 롯데다. 무리하게 선수들의 출전을 강요하기 보다는 내년을 위해 지금이라도 선수들의 몸 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