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중용했던 SF 감독 "이정후는 어떤 경우에도 1번타자, 유니폼도 잘 어울려"

김하성 중용했던 SF 감독 "이정후는 어떤 경우에도 1번타자, 유니폼도 잘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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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중용했던 SF 감독 "이정후는 어떤 경우에도 1번타자, 유니폼도 잘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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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이정후가 2024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리드오프로 일찌감치 확정됐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정후를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머큐리 뉴스' 등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22일(한국시간)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이정후를 영입한 이후 몇 개의 라인업을 작성했는데 어떤 경우에도 이정후는 1번타자였다"며 "이정후에게도 편안한 타순이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도) 쳐봤던 자리다"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79승 83패, 승률 0.488로 4위에 그쳤다. 특히 팀 타율 0.235로 극심한 빈공에 시달리면서 게임을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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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땅한 1번타자가 없어 1회 공격에서 아웃 카운트 3개를 쉽게 소비하는 경우가 잦았다. 9명의 선수가 1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누구도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중견수는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이었다. 올해 루이스 마토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은 76경기에 중견수로 나섰지만 타율 0.250(228타수 57안타) 2홈런 14타점 OPS 0.661로 아쉬움을 남겼다. 마토스의 출루율은 0.319로 빅리그에 걸맞은 선구안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

브라이스 존슨은 30경기에서 타율 0.163(43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OPS 0.485, 웨이드 메클러가 20경기를 뛰며 타율 0.232(56타수 13안타) OPS 0.578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수비 역시 메이저리그 평균에 못 미치면서 투수들을 도와주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팀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중견수 보강을 위해 이정후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10월에는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 고척스카이돔에서 뛰는 이정후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이후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이정후에게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등 여러 구단과의 경합에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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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타자였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조건이었던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를 뛰어넘는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의 역사를 썼다.

이정후는 2023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일찌감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승낙받았다. 이정후는 미국 현지 언론에서 꾸준히 이름이 언급되며 순조롭게 빅리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과거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단장직을 맡기도 했던 스포츠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달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을 통해 이정후의 계약 규모를 4년 6000만 달러(약 780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짐 보든의 예측은 틀렸다. 샌프란시스코는 6000만 달러에서 거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배팅했다. 이정후는 물론 한국 야구팬들도 놀랄 수밖에 없었던 초대형 투자였다.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의 공식 입단식에서 "우리 팀은 공격적인 부분에서 컨택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추구하는 야구이기도 하다"며 "비시즌 동안 우리가 가장 영입하고 싶어 했던 선수가 이정후였다" 강조하기도 했다.

올 시즌 종료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멜빈 감독 역시 이정후를 향한 신뢰가 두텁다. 이정후의 입단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통화로 대화를 나눴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일원이 돼 나를 비롯한 팀원들이 기뻐한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원하고 함께하길 바라던 팀이다.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검은색과 오렌지색이 잘 어울려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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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멜빈 감독은 공교롭게도 한국 선수와 이미 인연이 깊다. 2022, 2023 시즌 샌디에이고 사령탑을 역임하면서 김하성이 빅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줬다.

김하성은 빅리그 데뷔 시즌을 치른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117경기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0년 KBO리그에서 타율 0.306(533타수 163안타) 30홈런 109타점 23도루의 성적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타격에서 부진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까지 내야 전 포지션에서 보여주는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김하성은 2022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멜빈 감독의 신뢰 속에 조금씩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멜빈 감독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이탈 후 김하성을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로 못 박았다. 김하성은 150경기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OPS 0.708로 크게 향상된 타격에 빼어난 유격수 수비를 선보였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선정돼 빅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내야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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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2023 시즌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기는 변화 속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로 맹활약을 펼쳤다. 전반기 막판부터 팀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고 샌디에이고의 핵심 선수로 올라섰다.

이정후도 절친한 선배 김하성처럼 멜빈 감독의 신뢰 속에 2024 시즌 초반부터 1번타자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0.898의 누적 성적을 발판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커리어 내내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것은 물론 통산 출루율(0.407)도 4할이 넘는다. 커리어 통산 304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볼넷은 383개를 얻어내는 등 타석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에 컨택 능력에 인내심, 선구안까지 겸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영입 발표 직후 내년 시즌 예상 라인업에 이정후가 1번타자 겸 중견수를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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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지난 19일 귀국 인터뷰에서 "1억 달러가 (샌프란시스코의) 첫 오퍼였다. 자세한 협상 내용은 (다른) 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 있어서 밝힐 수 없지만, 샌프란시스코라는 좋은 명문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또 "구단에서 내게 이렇게 투자해주신 만큼 거기에 걸맞는 플레이를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며 "어떻게 보면 선배님들에 비해 일찍 (포스팅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여러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정후는 아직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 전이지만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미 샌프란시스코의 핵심 선수로 분류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지난 20일 2024시즌 정규리그 개막 D-100 소식을 알리면서 공개한 대표선수 6명의 이미지에 얼굴을 올렸다.

이정후는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이정후는 "(나를 원했던) 많은 구단들이 있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님이 한국에 와주시고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나를 원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자세한 건 말씀드리지 못해도 이렇게 역사가 깊은 팀에서 뛰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MLB닷컴 2024시즌 샌프란시스코 선발 라인업 예상

-1번타자: 이정후(중견수)

-2번타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 또는 윌머 플로레스(1루수)

-3번타자: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지명타자)

-4번타자: 마이클 콘포토(좌익수)

-5번타자: J.D. 데이비스(3루수)

-6번타자: 미치 해니거(우익수)

-7번타자: 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

-8번타자: 패트릭 베일리(포수)

-9번타자: 마르고 루시아노(유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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