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계약 일주일 만에…개막 D-100 'MLB 얼굴'로 나선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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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SF 계약 일주일 만에…개막 D-100 'MLB 얼굴'로 나선 이정후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물론이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전체의 관심도 후끈 달아올랐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메이저리그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습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일 2024시즌 정규리그 개막 D-100 소식을 알리면서 대표선수 6명이 들어간 이미지를 공개했다.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이정후의 얼굴이 담겨있었다.
또 같은 날 사무국은 샌프란시스코의 다양한 유니폼을 착용한 이정후의 모습을 게시하는가 하면, 19일에는 이정후와 반려견 '까오'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계정이 아닌 메이저리그 공식 계정에서 이정후가 연일 언급된다는 건 그만큼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이정후의 행복을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은 지난 13일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8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로 향한 한국인 선수 중에서 역대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됐다.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됐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계약 규모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달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을 예측한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이정후가 6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8억원)의 규모와 더불어 4년 차 이후 옵트아웃을 행사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지난달 29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샌프란시스코가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높은 클래스의 FA 선수들을 노릴 것이지만, 가장 유력한 영입 후보는 이정후다. 구단은 시즌 내내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4년 6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정후의 계약은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정후가 보스턴 레드삭스의 요시다 마사타카(5년 총액 9000만 달러)보다 더 높은 계약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며 "(요시다의 계약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이적한 야수 중 최고액이었다. 이정후는 연봉으로 환산하면 그 이상의 거액 계약을 따냈다"고 이정후를 집중 조명했다.
이정후도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그는 "(1억 달러 넘는 제안을 받았을 때) 발이 풀렸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선배님들에 비해 일찍 (포스팅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여러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다"며 "자세한 협상 내용은 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 있어서 밝힐 수 없지만, 샌프란시스코라는 좋은 명문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다. 구단에서 내게 이렇게 투자해주신 만큼 거기에 걸맞는 플레이를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정후는 "솔직히 큰 금액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에이전트(스캇 보라스)가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처음에 그런 오퍼를 제시받고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인데, '네가 지금까지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한 것에 대해 보상을 받은 거니까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해서 이제는 부담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계약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많은 구단들이 있었지만, 피트 푸틸라 단장님이 한국에 와주시고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나를 원하는 기분이 들었다. 자세한 건 말씀드리지 못해도 이렇게 역사가 깊은 팀에서 뛰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해서 빨리 결정했던 것 같다"고 거듭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다만 이정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함께 뛰게 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비교하는 것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타니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고 난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여서 비교가 안 된다"며 "내가 할 것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오타니와) 붙여주셔도 견줄 만한 선수가 아니라서 부담되거나 그런 건 없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