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타니 만났다" LAD 감독 폭탄 발언 왜?... 분명 오타니가 경고했는데 '어떤 대화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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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내가 오타니 만났다" LAD 감독 폭탄 발언 왜?... 분명 오타니가 경고했는데
'어떤 대화 오갔나'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AFPBBNews=뉴스1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다저스타디움을 걷고 있다. /AFPBBNews=뉴스1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AFPBBNews=뉴스1
X(구 트위터)를 통해 돌아다니는 오타니의 다저스 입단을 가정한 합성 사진. /사진=X 갈무리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를 합성한 미국 매체의 그래픽. /사진=클러치 포인트.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오타니 쇼헤이가 지난달 17일(한국시간) MVP 수상 후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A 에인절스 공식 SNS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다저스 시절의 마에다 겐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29)가 LA 다저스와 최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직접 확인시켜줬다. 당초 오타니의 차기 행선지로 LA 다저스가 매우 유력했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6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오타니와 만났다"면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가 LA 다저스의 영입 최우선 순위'에 있다는 발언을 했다(Dodgers met with Ohtani, Roberts confirms: 'Our top priority')"고 보도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게이로드 오프리랜드 리조트에서 윈터미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4일 윈터미팅이 막을 올린 가운데,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과 유력 에이전트들이 모여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윈터 미팅에서는 대형 선수들의 FA 계약 및 다년 계역과 트레이드 등 다음 시즌을 위한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바로 오타니와 직접 만났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내가 했던 무언가에 관해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I don't feel like lying is something I do)"면서 "나는 질문에 대한 답변 요청을 받았고, 우리는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또 언젠가는 어떻게든 알려질 일이었다. 오타니는 우리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다. 더욱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했다. 다만 세부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며 폭탄 발언을 한 이유를 공개했다.
MLB.com은 "로버츠 감독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오타니와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오타니를 노리는 다른 구단들이 비밀스럽게 그를 향한 구애를 펼치는 것과 대조적으로, 로버츠 감독은 윈터미팅에서 언론으로부터 질문을 받자 침묵을 깨트렸다"고 전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분명히 오타니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Shohei is our top priority)'라 말했다"고 덧붙였다.
로버츠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오타니의 FA 협상을 대리하고 있는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오타니와 협상하고 있는 구단에 협상 과정을 절대 누설하지 않도록 당부성 경고를 날렸다. 심지어 이를 깨트리는 구단이 있을 경우, 계약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뜻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와 협상 상황에 관해 숨기지 않고 거침없이 밝힌 것이다. 론 워싱턴 LA 에인절스 감독과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은 이날 윈터미팅 자리에서 오타니와 협상에 관한 질문에 '노코멘트'로 말을 아낀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심지어 한솥밥을 먹고 있는 단장까지 놀랐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에 몸담고 있는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6일 "LA 다저스의 브랜든 고메스 단장은 오타니와 관련해 어떠한 코멘트도 해줄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더불어 그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오타니와 관련한 솔직한 발언에 놀라움을 드러냈다"고 적었다.
다른 매체들도 주목했다. 야후 스포츠는 "그동안 오타니와 다른 구단의 만남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가 나온 게 없었다. 조용하게 흘러왔다. 그런데 LA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에 올인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 영입을 최우선 과제라 했다"고 보도했다.
CBS 스포츠는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와 다저스의 만남에 관한 명백한 비밀을 흘렸다. 또 단장은 감독의 폭로에 놀랐다. 물론 다저스가 오타니를 원하는 건 비밀이 아니다. 다저스는 몇 년 전부터 오타니의 가장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주목을 받아왔다. 또 다저스는 오타니의 연봉을 맞출 수 있도록 최근 2~3시즌 동안 선수 구성과 연봉을 조절했다. 다저스 역시 오타니가 필요하다. 오타니 영입과 관계없이 2024시즌 다저스는 선발 로테이션의 변화가 예상된다. 만약 다저스가 오타니를 놓친다면,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오타니는 로버츠 감독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던 것일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와 만난 건 며칠 전이었다. 오타니와 미팅은 약 2~3시간 정도 이어졌다.(lasted around two to three hours) 다만 이 만남에 있어서 다른 선수들은 동석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만남을 통해) 더욱 오타니와 친숙해졌다(more familiar). 오타니가 비록 포커페이스를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었을 것이다. 오타니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제 선택은 오타니가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MLB.com은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언제 결정을 내릴지 성급하게 추측하지는 않았다. 다만 오타니를 영입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MLB.com은 "당초 오타니 측에서 FA 협상 진행 과정에 관한 이야기가 새는 것을 막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면서 "그렇지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와 만남이 잘 끝났다(Went well)'며 다저스의 영입 능력에 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LA 다저스 구단 의무진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지난 9월에 받았던 오른쪽 팔꿈치 수술도 회복을 마칠 경우에는 다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그 개인에게 돈을 걸고 있다("We're betting on the person)"고 힘주어 말했다.
MLB.com은 "LA 다저스가 오랫동안 오타니를 추적한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솔직하게 다 털어놓은 것은 놀라운 것이었다(Roberts' candor was surprising). 특히 오타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접촉한 것에 관해 추측이 난무한 뒤였다"고 썼다.
4파전 양상이다. 현재 오타니를 노리는 팀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명문 구단 LA 다저스를 비롯해 오타니의 원소속 구단인 LA 에인절스, LA 다저스의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그리고 류현진이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4개 구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관심을 보였던 시카고 컵스가 영입전에서 철수했다. 일단 다저스는 매 시즌 꾸준하게 좋은 전력을 유지하며 성적을 내고 있다. 2023시즌에는 100승 62패(승률 0.617)를 마크하며 압도적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한다면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전날(5일)에는 오타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만났다는 현지 전언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오타니가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위치한 스프링 트레이닝 단지에서 토론토 관계자들과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MLB.com은 이 보도를 인용, "만약 오타니 측과 토론토가 만난 게 사실이라면 토론토 블루제이스 역시 오타니의 행선지 후보 중 하나임을 분명하게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이 윈터미팅에서 취재진과 만남을 1시간 앞두고 일정이 겹친다는 이유로 인해 예정됐던 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그 이후에 오타니가 토론토와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부연했다. 결국 앳킨스 단장이 오타니 측과 접촉하기 위해 일정이 조정됐다는 뜻이었다.
매체는 계속해서 "2018년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데뷔한 뒤 로저스 센터에서도 뛴 바 있다. 하지만 2021년에 개장한 1억 달러 규모의 훈련 시설은 본 적이 없다"면서 오타니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인 최신식 훈련 시설을 거론한 뒤 "오타니가 윈터 미팅 기간에 FA 계약을 맺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몇 주 안으로 계약에서 사인할 거라 전망된다. 토론토와 계약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썼다. 이보다 앞서 오타니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를 방문, 구단 관계자들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단장을 비롯해 밥 멜빈 신임 감독, 버스터 포지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로 메이저리그 6년 차를 맞이한 오타니는 2023시즌에도 투타 겸업 신화를 쓰며 역대급 활약을 해냈다. 2023시즌 오타니는 타자로 135경기에 출장, 타율 0.274(497타수 151안타) 44홈런 2루타 26개, 3루타 8개, 95타점 102득점 91볼넷 143삼진 20도루 출루율 0.304 장타율 0.654 OPS 1.066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장타율과 OPS는 커리어 하이 기록이었다. 또 홈런 역시 2021시즌 기록(46개)에 단 2개 모자란 44개를 쏘아 올렸다. 출루율, 장타율, 총 출루 수(325출루) 모두 1위. 메이저리그 전체 OPS 1위라는 기록과 함께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오타니의 타자 커리어 성적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2루타 129개, 3루타 29개,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351볼넷 755삼진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
비록 수술을 받으며 투수로는 시즌 완주에 실패했지만, 역시 임팩트 있는 성적을 남겼다. 2023시즌 오타니는 23경기(23선발)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찍었다. 자신의 커리어 최초 완봉승도 맛봤다. 총 132이닝 동안 85피안타(11피홈런) 50실점(46자책) 55볼넷 167탈삼진 피안타율 0.18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8의 성적을 거뒀다. 오타니의 투수 커리어(5시즌) 성적은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이런 맹활약과 함께 오타니는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시즌이 끝난 뒤 지난달 17일에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아메리칸리그(AL) MVP 투표 결과,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난 2021년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오타니가 2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복귀한 순간이었다. 빅리그 역사에서 한 선수가 두 차례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건 오타니가 최초였다. 이보다 앞서 10일에는 포지션별로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지명타자 부문)를 받았으며, 지난 1일에는 오타니가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주어지는 에드가 마르티네스상을 3시즌 연속 품에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