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구속 확인할 때마다 너무 재밌다" 104㎞ 느린 공이 이렇게 짜릿할 수가! ML 투구 전문가도 반했다

"류현진 구속 확인할 때마다 너무 재밌다" 104㎞ 느린 공이 이렇게 짜릿할 수가! ML 투구 전문가도 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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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구속 확인할 때마다 너무 재밌다" 104㎞ 느린 공이 이렇게 짜릿할 수가! ML 투구 전문가도 반했다


17106705769983.jpg류현진./AFPBBNews=뉴스117106705776405.jpg류현진./AFPBBNews=뉴스1
시속 100㎞가 겨우 넘는 느린 공이 이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에서 돌아온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왜 자신이 '빈티지 류(Vintage Ryu)'로 불리는지 증명하고 있다.

빈티지는 오래된 것을 뜻하지만, 그중에서도 고전적인, 조금 더 고풍스러운 무언가를 칭할 때 많이 쓰인다. '빈티지 류'의 등장은 사실 오래됐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7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빠른 직구로 삼진을 잡기보단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 변화구로 맞춰잡는 투구로 변화를 시도했다. 차츰 투수들의 공이 빨라지면서 직구로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메이저리그 트렌드에 역행하는 그에게 LA 지역 언론으로부터 '빈티지 류'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2017년 돌아온 '빈티지 류'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었다. 평균 시속 80.9마일(약 130.2㎞)의 체인지업을 구사율 25.4%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타자들의 많은 헛스윙을 유도했다(Whiff% 33.3%). 2019년에는 포심 패스트볼(직구·24.6%)보다 체인지업을 더 많이 구사하고(27.8%) 많은 헛스윙을 끌어내면서(Whiff% 29.6%)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오르는 위엄을 보였다.

하지만 점점 느려진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고 피안타율은 높아졌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커브를 결정구로 자주 쓰기 시작했다. 여기에 생애 두 번째 토미 존 서저리를 받게 되면서 류현진은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복귀하면 36세의 나이, 성공 확률이 떨어지는 두 번째 수술 등으로 인해 미국, 캐나다 현지 다수 매체의 예상은 회의적이었다. 기껏해야 5선발 후보가 되면 다행일뿐 올해는 힘들 것이란 이야기가 지배적이었다.

17106705780212.jpg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AFPBBNews=뉴스117106705788949.jpg류현진(오른쪽)./AFPBBNews=뉴스1
2023년의 '빈티지 류'는 커브를 통해 또 한 번 시대를 역행하며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으로서 토론토의 연패 스토퍼로 거듭났다. 여전히 사용 빈도는 직구(45.5%), 체인지업(24.9%) 다음이지만, 인플레이 상황을 가장 적게 만들어내고 있다. 27일(한국시간)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커브는 평균 구속은 시속 70.1마일에 피안타율 0.111, 피장타율 0.111, 헛스윙률 31%로 결정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전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이 피안타율 0.292로 맞아나가는 것과 정반대다.

이날 토론토의 3연패를 끊어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의 총 투구 수는 70구. 포심 패스트볼 29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13개, 커터 9개를 던지면서 최고 구속은 90.8마일(약 146.1㎞)이 나왔다.

커브의 평균 구속은 69.8마일(약 112.3㎞)에 불과했지만, 7번의 스윙 중 절반이 넘는 절반이 넘는 4번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1회초 오스카 곤잘레스를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65.8마일(약 105.9㎞) 커브였다.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집중 공략해 2스트라이크 0볼의 유리한 카운트를 가져간 류현진은 4구째 몸쪽 낮은 곳으로 커브를 뚝 떨어트려 삼진을 잡아냈다.

17106705793081.jpg류현진./AFPBBNews=뉴스117106705798865.jpg류현진./AFPBBNews=뉴스1

백미는 4회초 안드레스 히메네스와 승부였다. 먼저 시속 68.1마일의 커브를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정확히 노려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다. 바깥쪽 커터로 파울 타구를 끌어냈고 비슷한 위치에 빗겨가는 시속 64.6마일(약 104㎞)의 커브로 히메네스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이 공에 메이저리그 투구 분석 전문가 롭 프리드먼도 반했다. 그는 "류현진의 정말 멋진 64.6마일 커브볼이다. 올 시즌 선발 투수가 헛스윙을 끌어낸 가장 느린 커브로 스코어보드에 찍히는 구속을 확인할 때마다 너무 재밌다. 대부분의 투수는 얼마나 빠른 구속이 찍히는지 확인하지만, 류현진은 얼마나 느리게 던졌는지를 확인하게 한다"고 들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밖에도 류현진은 수 차례 투수 수비의 정석을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잇따른 야수진의 실책에도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2.25로 소폭 상승했으나, 개인 선발 3연승을 기록했다.

강속구와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들이 찬양받는 2023년에 느린 공을 가진 다수의 투수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는 류현진을 향해 사령탑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정말 휼륭했다. 효율적이었고 로케이션이 정말 잘 됐다. 난 정말 그가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It was awesome. Efficient. Just locating really well, I thought he was great")"고 극찬했다. 또 "그는 타자들이 무엇을 노리는지 알고 있고 좋은 감각을 갖고 있어 (타자에 따라) 리그의 다른 최고 투수들처럼 구속에 변화를 줄 줄 안다"면서 "강하게 던져야 할 때는 강하게, 느리게 던져야 할 때는 느리게 던진다. 이런 모습을 커리어 내내 보여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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