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맨시티 CB 제쳤다...'세리에 베스트 수비수' 김민재, 발롱도르 최종 순위 22위 쾌거→4년 전 손흥민과 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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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03.17 17:51
'트레블' 맨시티 CB 제쳤다...'세리에 베스트 수비수' 김민재, 발롱도르 최종 순위 22위 쾌거→4년 전 손흥민과 동률
사진=발롱도르사진=발롱도르사진=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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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오종헌]
김민재가 2023 발롱도르 최종 순위 22위를 차지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프랑스풋볼'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에서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번 발롱도르 주인공은 리오넬 메시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자인 메시는 트레블을 달성한 엘링 홀란드를 제치고 통산 8번째 발롱도르 위너가 됐다.
김민재의 순위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민재는 앞서 9월 초에 공개된 발롱도르 후보 30인에 포함된 바 있다. 이번 명단에서는 아시아 선수 중 유일했다. 또한 대한민국 국적 선수로는 4번째였다. 가장 먼저 현재 경남FC를 이끌고 있는 설기현 감독이 안더레흐트 시절, 발롱도르 후보 5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 다음은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였다. 박지성은 2005 발롱도르 후보에 포함됐다. 당시 PSV 아인트호벤 소속이었던 그는 2004-05시즌 리그에서 28경기 7골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AC 밀란과의 4강 2차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리는 등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고, 이를 발판 삼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됐다.
다만 두 선수 모두 표를 받지 못했다. 투표를 받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었다. 2회 이상 후보에 선정된 것 역시 손흥민이 유일하다. 지난 2022 발롱도르 투표 당시 손흥민은 5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경이로운 시즌을 보냈고, 최종 투표 결과 11위에 랭크됐다.
2019년 발롱도르 투표에서 22위에 오르며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던 손흥민은 다시 자신의 순위를 경신하며 다시 한번 아시아 선수 최고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한국 국적의 김민재가 이름을 올렸다. 30인 명단 중에 센터백 포지션인 선수는 김민재 포함 3명이었다. 남은 두 선수 모두 쟁쟁한 선수들이다. 바로 후벵 디아스와 요수코 그바르디올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함께 뛰고 있다.
우선 디아스의 경우 지난 시즌 맨시티가 트레블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센터백이다. 2020년 여름 맨시티에 입단한 그는 조금씩 입지를 넓혔고 이내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PL 26경기, UCL 12경기, FA컵 3경기를 소화했고, UCL과 FA컵의 경우 결승전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바르디올은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2002년생으로 지난 시즌 RB라이프치히의 주전 센터백으로 뛰며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코뼈에 금이 가 특별 제작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참가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7경기를 소화하며 크로아티아가 3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김민재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김민재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리그의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들였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는 매 경기 뛰어난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입단 1년 만에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그 중 한 팀이 바로 나폴리였다.
당시 나폴리는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를 찾고 있었다. 이에 김민재를 영입했지만 처음에는 의문부호가 있었다. 쿨리발리는 수 년 동안 나폴리의 핵심 센터백으로 군림하며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급 선수로 분류됐다. 그런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유럽 진출 2년차에 빅리그 경험도 없었던 김민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민재는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고 나폴리에서도 엄청난 임팩트를 선보였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김민재가 후방을 든든하게 버텨준 나폴리는 마침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김민재도 데뷔 시즌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세리에A 사무국은 엄청난 임팩트에 보여준 김민재에게 베스트 수비수 상을 수여했다. 김민재의 가치는 폭등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페네르바체 입단 당시 650만 유로(약 93억 원)였던 김민재의 몸값은 6,000만 유로(약 858억 원)까지 상승했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우선 김민재의 이적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이아웃 때문이다. 김민재와 나폴리가 맺은 계약 안에는 올여름 7월 1일부터 2주 동안 해외 구단 한정으로 유효한 방출 허용 조항이 존재했다. 금액은 5,000만 유로(약 715억 원) 수준이었다. 이에 빅클럽들이 후보로 떠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장 먼저 김민재와 연결됐지만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결국 최종 승자는 바이에른 뮌헨이 됐다. 올여름 센터백 뤼카 에르난데스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나면서 보강이 필요해진 뮌헨은 김민재를 영입해 중앙 수비를 강화하기로 결심했다.
6월 말 이적 임박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당시 "뮌헨은 김민재와 개인합의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구단 소식통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민재 측은 뮌헨의 제안을 수락했다"며 이적이 임박했을 때 사용하는 시그니처 멘트 'Here We Go'를 추가했다
이후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7월 초 "김민재는 지난 주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뮌헨은 나폴리에 5,000만 유로의 바이아웃을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더 걸린 끝에 마침내 공식 발표가 나왔다.
뮌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은 김민재와 계약을 맺었다. 그의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 30일까지이며 등번호 3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폴리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적 확정 소식을 전했다.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 같은 클럽이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것들이 기대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고, 그 다음 가능한 한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민재는 곧바로 뮌헨의 프리시즌 훈련에 합류했다. 뮌헨은 프리시즌 기간 아시아 투어를 진행했다. 김민재는 그 중 가와사키 프론텔레전에 출전해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리버풀을 상대로도 다시 선발로 나서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2023-24시즌이 시작됐다. 김민재의 뮌헨 이적 첫 시즌이다. 현재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개막 전 RB라이프치히와의 독일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되며 공식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이후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다시 선발로 나서 다욧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김민재는 3라운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도 다시 투헬 감독의 선택을 받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첫 풀타임을 소화하기도 했다.
꾸준하게 기회를 받고 있지만 혹평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 6라운드 RB라이프치히전 이후다. 당시 뮌헨은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때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움직임을 지적하며 "계획을 실행하고 공간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실수도 많았다. 수비적으로 엉성한 부분도 있었다.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김민재를 지키지 않고 뛰어나가면서 공간을 내줬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 역시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다. 뮌헨 수비의 불안 요소로 남을 수도 있다. 그는 하루빨리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부응하진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일주일 사이에 다시 한번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김민재는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의 경기에서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평점 7.9점으로 양 팀 통틀어 세 번째 평점을 받았다. 수비진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인터셉트 4회, 태클 2회 성공, 제공권 승리 100%, 패스 성공률 92%, 키패스 1회 등 수비력과 빌드업도 모두 준수했다.
이에 김민재는 독일 '키커' 선정 분데스리가 7라운드 베스트11에 포함됐다. 팀 동료 사네와 코망도 함께였다. 또한 '트랜스퍼마크트', '후스코어드닷컴' 등도 김민재를 베스트11에 올렸다. 불과 일주일 만에 의심의 시선, 비판을 잠재우고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금까지 리그 9경기 모두 선발로 뛰며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역시 3경기 전부 선발 출전했다.
나폴리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준 뒤 뮌헨에서도 순항 중인 김민재는 발롱도르 최종 순위 22위에 랭크됐다. 2019년 손흥민의 순위와 같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위에 오르며 최고 순위를 경신했지만, 김민재 역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할 수준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또한 디아스(30위), 그바르디올(25위)을 제치고 이번 발롱도르 센터백 후보 3명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