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는 3대3 트레이드를 한 것이었나…마지막 카드 완성, 누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인가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알고보면 3대3 트레이드였다? 최근 1년 사이에 3건이나 트레이드에 합의한 사이다. 롯데와 LG의 잦은 거래는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까.
롯데는 지난 해 11월 LG로부터 베테랑 좌완투수 진해수를 영입하면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LG는 지난 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진해수의 이름은 없었다. 당시만 해도 LG는 두꺼운 불펜투수진을 자랑하던 팀이었고 원포인트 릴리프 활용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염경엽 감독 체제에서 진해수가 설 곳은 없었다. 반면 롯데는 좌완 불펜 보강이 절실한 팀이었다. 지난 해 김진욱 1명으로 의존했던 롯데는 진해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한편 SSG에서 방출된 임준섭까지 데려오면서 좌완 불펜 뎁스를 확충하려 했다.
롯데와 LG의 거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뤄졌다. 롯데는 지난 겨울 베테랑 2루수 안치홍이 FA를 선언하고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하면서 내야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오선진과 최항을 영입했지만 100% 확신을 주는 카드는 아니었다. 결국 롯데는 FA 시장에 나온 또 다른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영입하면서 그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LG가 김민성과 2+1년 최대 9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뒤 내야수 김민수와 맞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3월에도 롯데와 LG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역시 내야와 우타 자원 확보가 시급했던 롯데는 LG로부터 내야수 손호영을 영입하면서 우완 사이드암 유망주 우강훈을 내주는 1대1 맞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정규시즌 개막 후 겨우 일주일이 지나고 이뤄진 트레이드였다.
사실상 3대3 트레이드였다. LG가 지난 9월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로부터 받은 5라운드 지명권을 행사, 전주고 외야수 서영준을 뽑았다. 이로써 진해수와 신인 지명권의 트레이드가 마침내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이다. LG는 서영준과 계약금 7000만원에 사인했다.
당장의 성공은 롯데가 컸다. 롯데는 손호영이라는 주전 3루수를 확보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었다. 손호영은 102경기에서 타율 .317 18홈런 78타점 7도루를 기록하면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렀다. 올해 KBO 리그 최고의 반전이라 할 수 있다. 손호영은 올해로 KBO 리그 5년차를 맞았지만 100경기 이상 출장, 100안타 이상, 두 자릿수 홈런 등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또한 3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손호영의 인생 역전은 트레이드의 순기능을 잘 알려준 사례다. LG 시절 만년 백업에 머물렀던 손호영은 롯데로 트레이드된 것이 야구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나도 뭔가 내 자신을 바꾸고 싶었는데 우연찮게 트레이드라는 계기가 생기면서 내 마음가짐도 바뀌게 됐다"라는 것이 손호영의 말이다.
롯데는 올해 불펜에서 진해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 해 LG에서 19경기 등판에 그쳤던 진해수는 올해 54경기에 등판해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소화했다. 다만 전반기에는 20경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2.38로 활약했는데 후반기에는 34경기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8.82로 처진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6월에만 11경기에 나와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2.57로 롯데의 반등을 이끈 선수 중 1명이었던 진해수는 7월에는 13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71로 급격히 난조를 보이면서 롯데의 상승세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베테랑 내야수로 활용 폭이 커질 것이라 기대가 컸던 김민성은 35경기에서 타율 .200 2홈런 8타점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6월 12일 사직 키움전 이후 1군 무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롯데는 LG와의 트레이드로 즉시전력감 확보에 초첨을 맞춘 반면 LG는 뎁스 보강과 미래 자원 확보에 포커스를 맞췄다. 손호영과 1대1 맞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우강훈은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유망주로 20대 초반의 나이에 이미 '군필'이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올해 1군 무대에서는 14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3.09로 경험치를 쌓았다.
김민수도 당장보다는 미래를 겨냥하고 데려온 선수다. 올해 1군에서는 19경기에 나와 타율 .150(20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타율 .266 9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LG 타선도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김민수 같은 선수의 활용도가 점점 커질 수 있다. LG가 '진해수의 유산'으로 지명한 서영준은 우투우타 외야수로 파워가 돋보이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누가 트레이드의 승자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당장 올해 결과만 놓고 보면 롯데가 엄청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이지만 LG가 확보한 미래 자원들의 성장 여부에 따라 그 결과는 또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3대3 트레이드를 한 것과 같았던 양팀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내년에도 유심히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