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페이스 삼성 백정현은 알고보면 사랑꾼…“구속 잡는데 도움을 준 건 아내”[스경X인터뷰]

포커페이스 삼성 백정현은 알고보면 사랑꾼…“구속 잡는데 도움을 준 건 아내”[스경X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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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 삼성 백정현은 알고보면 사랑꾼…“구속 잡는데 도움을 준 건 아내”[스경X인터뷰]



17225827566479.jpg1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등판한 삼성 백정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17225827578243.jpg삼성 백정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선수 중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한 원조격 선수는 마무리 오승환이었다. ‘돌부처’라는 별명을 가진 오승환은 마운드에서 흔들림 없는 표정을 가지고 투구를 한다.

그런데 오승환 못지 않은 포커페이스를 가진 선수가 있다. 바로 백정현(37·삼성)이다. 백정현은 좀처럼 마운드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마운드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선발 등판해 6.2이닝 7안타 2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올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팀의 7-0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덕분에 삼성은 2위 LG와의 격차를 2경기로 줄일 수 있었다.

그동안 백정현은 LG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NC(16승) 다음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가져간 팀이 LG다. LG전 통산 성적은 57경기 10승12패2홀드 평균자책 4.82였다.

이날도 최고 143km의 공으로도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 공을 몸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펼쳐보이면서도 마운드를 지켰다.

1회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후속타자 신민재와 10구째 접전 끝에 좌전 안타를 내준 백정현은 오스틴 딘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를 자초했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그리고 문보경을 상대하다 타구를 몸으로 막아내며 잡아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와서 그의 상태를 살폈고 백정현은 동요 없이 응급 처치만 받고 투구를 이어나갔다. 백정현은 김현수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하며 1이닝을 끝냈다.

2회부터는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첫 타자 오지환에게서 이날 첫 삼진 아웃을 잡아낸 백정현은 박동원도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운 뒤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후속타자 김범석 타석 때 박해민을 포수 강민호가 잡아내며 백정현도 부담을 덜었다.

3회에는 김범석-홍창기-신민재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백정현은 4회에는 2사 후 김현수에게 2루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오지환을 땅볼로 유도했다가 내야안타를 내준 백정현은 김현수가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돼 4회를 마칠 수 있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1사 후 또 박해민을 내보냈지만 이번에도 포수 강민호가 그의 도루를 저지하면서 이닝이 끝났다. 박해민은 두번째 도루가 실패한 뒤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5이닝을 채운 백정현은 개인 통산 1100이닝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71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7225827584539.jpg삼성 백정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6회에도 또 병살타가 나왔다. 선두타자 홍창기를 우전 안타로 내보냈으나 후속타자 신민재를 땅볼로 유도하며 2루로 향하던 주자를 지웠다. 오스틴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유도했다.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7회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2아웃을 잡고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이어 등판한 임창민이 이닝을 그대로 마무리하면서 백정현의 무실점 기록은 지켜졌다. 지난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도 달성했다. 타선에서 4득점이나 해줘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경기 후 백정현은 1회 공을 잡은 상황을 떠올리며 “공이 왔는데 위기다보니까 잡으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팔에 딱딱한게 걸려있길레 보니까 잡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강판된 6회 상황에 대해 “마운드에 올라갈 때부터 왼손 타자 3명까지만 해보자라고 해서 아쉽거나 그런건 없었다”며 “나를 안 바꾸면 막으면 되는 거고 바꾸면 내 역할은 끝난 거기 때문에 아쉬운 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운이 따랐다”던 백정현은 “포수 강민호 형이 리드도 잘 해줬고 수비도 많이 도와줬다. 날도 덥고 땀도 많이 나고 숨도 차고 힘들긴 좀 힘들었는데 수비들이 잘 도와줘서 우리 팀도 이기게 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했다.

잘 먹혔던 구종은 직구였다. 그는 “직구가 힘이 있어서 민호 형이 직구로 사인을 많이 내서 주로 던졌다”고 했다.

그러다 백정현은 구속에 대한 질문에 갑자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집에서 아내가 음식을 좋은 걸로 항상 잘 챙겨주려고 한다. 잘 먹다보니까 스피드도 좀 올라오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평소 백정현은 입이 짧은 편이라고 한다. 그는 “아내가 안 먹는 모습을 보기 싫어한다. 그래서 차려져 있는 음식을 다 먹으려고 한다. 나는 조금만 해달라고 하는데 항상 많이 해주고 그러다보니 살도 좀 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는 백정현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지켜보고 있곤 한다. 백정현은 “나도 해주는 거는 다 먹으려고 하고 음식을 안 남기고 있다.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아내의 든든한 내조 덕분에 혹서기 속에서도 좋은 피칭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백정현은 고마움을 말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더위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잘 쉬어야되는데 훈련 할 때는 일부러 더위에 적응하기 위해 나와서 하려고 한다. 항상 부딪히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은 한창 순위 싸움 중이다. 백정현은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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