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팀이 수원-인천서 홈경기? 현실성 0%, 시민들이 납득할까…최적 대안은 종합운동장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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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17:51
서울팀이 수원-인천서 홈경기? 현실성 0%, 시민들이 납득할까…최적 대안은 종합운동장 활용
◇잠실종합운동장. 스포츠조선DB◇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스포츠조선DB◇인천 SSG랜더스필드. 스포츠조선DB◇고척스카이돔. 스포츠조선DB
◇지난 7월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청룡기고교야구 모습. 스포츠조선DB
◇2014년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펼쳐진 MLB 월드투어 런던시리즈 모습. 사진출처=MLB 홈페이지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잠실 돔구장(가칭) 건립 계획.
야구계가 염원하던 순간이지만 정작 '한지붕 두가족'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에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가 내놓은 건립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6시즌부터 대체 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고척스카이돔과 아마추어 경기가 열리고 있는 목동구장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SSG 랜더스필드 임시 공동 사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안으로 거론된 곳 모두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
고척스카이돔은 키움이 서울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임대해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곳이다. 키움 홈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엔 각종 대형 실내행사, 콘서트 등이 진행되는 곳. 연중 가동일수가 빡빡해 대관 일정 잡기가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더부살이팀'이 추가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임대 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 과연 이를 수용할지도 관건이다.
목동구장은 고척스카이돔 건립에 앞서 동대문야구장을 허물면서 사라진 아마추어 대회 구장으로 활용 중이다. 여기에 프로팀이 입주하게 되면 당장 학생 야구 선수들이 뛸 공간이 부족해진다. 구의, 신월, 공릉구장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구장이 있으나 각급별 대회 여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여건. 3월 시범경기부터 길게는 11월까지 홈경기를 치러야 하는 프로구단의 목동 임시 입성은 이런 아마야구 여건상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수원, 인천 공동 사용안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수원은 KT 위즈, 인천은 SSG 랜더스가 홈구장으로 활용 중인데, 이들이 백번 양보해 공동 사용에 나선다 해도 팬들이 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팬들로선 긴 이동거리 뿐만 아니라 서울팀이 서울 바깥에서 홈 경기를 치러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수 년간 받아들이긴 어려운 게 사실. 이동 구단도 관중 수입 뿐만 아니라 홈구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생기는 마케팅 수입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울외 팀인 기존 구단에 이런 상황을 받아들여달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 프로 경기 없이 일부 콘서트만 열리고 있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이 있으나 이 역시 팬 반발이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
결국 잠실구장 옆의 잠실종합운동장을 일부 리모델링해 임시 사용하는 게 최적의 방안으로 여겨진다. 지난달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한 잠실주경기장은 오는 2026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LG, 두산이 2026시즌까지 잠실구장에서 치른 뒤 2027시즌 잠실종합운동장을 활용한다면 두 구단 운영이나 팬 이해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종합운동장 부지 전체에 공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규모 이동이 불가피한 종합운동장에서의 홈 경기에 안전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종합운동장 부지 내에 개통돼 있는 지하철 출구 등을 활용한 동선 관리로 상쇄될 여지도 있다.
종합운동장의 야구장 활용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경기가 펼쳐진 런던스타디움 등의 예를 봐도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주변 부지 공사기간 '공실'이 불가피한 종합운동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여전히 논의될 가치는 충분히 있다.